[연재] ‘시설이 왜 있는지 모르겠어요’①

‘장애인 거주시설에서의 삶 증언대회-그곳에 사람이 있다’ 김순애 씨

2019-05-23     웰페어뉴스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김순애입니다. 저는 2009년에 전남 신안군에 있는 한우리 복지원에 입소했습니다. 2013년에 나왔고 한우리 복지원은 사람을 개집에 가두고 폭행했던 곳으로 유명해졌고 저 나오고 그게 크게 터진 곳입니다.

본인들이 살 것도 아니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쭉 아빠랑 둘이만 살았어요. 그런데 어느날 저희 아빠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어요. 다행히 빨리 병원에 가서 아빠는 완쾌가 됐는데, 후유증으로 다리를 약간 절으셨어요. 나중에 재발하게 되면 제가 아빠를 케어를 못하니까,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데가 없을까 하다가 시설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그때 당시만 해도 제가 시설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어요. 시설에 좋고 나쁜 거, 아무것도 생각을 못했어요. 그러다가 천주교 다니시는 아주머님 두 분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와서 “두 분이 사는 게 좀 저기 하다. 좋은데 알아볼테니까 거기를 가는 게 어떻겠냐?” 물어봤어요. 어떻게 찾아 오신지는 모르겠어요. 그때 저도 시설을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네, 좋아요.” 한 거예요. 지금이라면 좀 그랬을텐데, 그때는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그때는 나랑 아빠랑 둘인데, 저러다가 아빠가 돌아가실 수도 있겠다 그 생각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그 아주머니 분들이 시설을 알아봤다고 한 번 가보자고 해서 사전답사로 가는데 배를 타고 들어가요. 또 배타고 들어가서 20분인가, 30분인가 또 차로 들어갔어요. 딱 들어갔는데, 거기가 옛날 초등학교를 개조해서 복지관 겸 교회로 썼더라고요. 그 때부터 거부감이 들었어요. 근데 그 아줌마는 좋다고. 본인들이 살 것도 아니면서.. 사전답사면 보고 집에 왔다가 며칠 고민해보고 시설에 가는 거잖아요. 근데 사전답사로 갔다가 그날로 바로 입소했어요. 그 때 딱 싫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 말을 제가 못했어요.

아, 내가 오지 말아야할 데 왔다

처음에는 거기 적응시키려고 그랬나 엄청 잘해줬어요. 근데 세 달 딱 지나고 나니까 보였어요. ‘아 내가 오지 말아야 할 데 왔다.’ 거기서는 거주인들을 원생이라고 불렀어요. 그 원생 분들한테 하는 행동이 보이잖아요. 거기에는 거의 지적, 정신장애, 다운증후군이 있는 분들이 사셨는데, 특히 지적장애인 분들한테 막 대하는 게 보였어요. 그분들한테 막 대하고, 하대하고, 지금 밥 안 먹으면 다음날 아침까지 밥 안준다고 그래요. 그리고 언어장애가 엄청 심한 분들한테 특히 말 하다가 안 되면 때리고 그랬어요.

거부감이 막 밀려오는데 어떻게 나갈 방법이 없잖아요. 거기는 나가는 게 보호자 동의하에 나간다고는 해요. 말은 그래요. 근데 어떤 언니가 나가고 싶다고 보호자한테 전화 하면 원장목사님이 그걸 딱 틀어버려요. 그 보호자한테 도리어 안 좋게 말해요. 나가면 큰일 난다, 여기서도 이렇게 안 좋은데 나가면 더 심해지는데 그걸 어떻게 책임질 거냐.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은 우리는 신경 안 쓸 거다. 그렇게 말해버리더라고요. 그러니까 나도 막 나가고 싶은데, 나 처음에 데려왔던 아줌마들한테 전화를 하고 싶어도 전화를 알아야 하지....

장애인을 개집에 가두고 폭행했던 곳으로 드러난 한우리 복지원. ⓒ함께걸음

나는 여기서 끝까지 살아야 되나

저한테는 막 때리고 그런 건 없었어요. 근데 거기가 교회잖아요. 저는 교회를 시설 들어가기 전에도 안 다녔어요. 어머니랑 아빠는 불교, 저는 불교도 교회도 안 믿었어요. 그래서 교회에서 어떻게 하는 지를 하나도 모르는데, 거기서느 ㄴ예배가 끝나면 “사랑합시다”라고 이렇게 악수를 해요. 다 끝나도 돌아가면서 “사랑합시다” “사랑합시다” “사랑합시다” 이거를 다 하더라고요. 교회에서는 예배가 다 끝난 후에 이렇게 하나보다 했어요. 들어가고 나서 세달 전까지는 순수하게 악수만 하다가, 세달 후부터 원장목사님이 딱 돌변하더라고요.

저는 근육병이에요. 그래도 그 때 당시까지는 혼자 걸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예배가 다 끝나고, 방에 침대가 있고 서랍장 중간에 제가 서있었어요. 서서 “사랑합시다” 그랬는데 원장목사님이 갑자기 뽀뽀했어요. 저는 저희 아빠도 저한테 뽀뽀 안 해요. 그런데 갑자기 낯선 사람이 뽀뽀를 하니까 갑자기 열이 확 치받더라고요. ‘다른 사람한테는 안 그러는데 왜 나한테만 이래? 내가 근육병이라서 나한테 이러나?’ 일부러 제가 확 주저 앉아 버렸어요. 그러면 못 하잖아요. 그래가지고 확 주저 앉아버렸는데, 나를 못 앉게 잡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