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에 있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으로 매일 아침 출근하게 된 시각장애인 오세건 씨(44세)의 발걸음이 가볍다.
경력 20년의 베테랑 안마사인 오 씨의 소박한 꿈이던 아침에 출근하고 저녁이 되면 퇴근하며,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쉴 수 있는 평범한 직장인으로서의 일상과 소속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상장애인복지관은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하면서 시각장애인의 고용창출을 위한 헬스키퍼 파견사업을 기획했다.
그 결과로 오세건 씨를 비롯한 4명의 안마사들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하 공단)으로 파견돼 소속근로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헬스키퍼’로 일하게 된 것이다.

‘헬스키퍼’는 기업이 직원의 건강관리와 피로회복, 질병예방 등을 위하여 마사지 시설을 설치하고 안마, 마사지, 지압 등에 국가자격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제도다.

최근 직장인들은 해고의 불안과 일의 고밀도화 등으로 마음과 몸에 과중한 스트레스가 쌓이게 돼 질병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장시간에 걸친 검퓨터 조작으로부터 오는 눈의 피로, 목, 어깨, 팔, 허리 등에 근육뭉침과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는 사람의 손으로 직접 시술해야 하는 안마가 효과적이지만 2~5만원의 만만치 않은 비용 부담으로 서비스 이용이 용이하지 못하다. 또한 안마서비스가 대중화되어 있지 못한 것도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헬스키퍼’ 제도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시작했지만 배치된 시각장애인의 부적응, 저임금으로 인한 생계유지의 어려움, 고용주의 고용관리기술 부족 등으로 10년 이상 활성화되지 못하고 산발적·부분적으로 고용이 이뤄져 왔다.

따라서 정부는 시각장애인 유자격 안마사의 안정된 취업기회 확대와 기업체에 저렴한 가격으로 안마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돼 있는 근로자 등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하게 된 것이다.

공단과 하상장애인복지관은 올해 총 20명의 안마사들이 다양한 사업장에서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되는 경험을 바탕으로 시각장애인 헬스키퍼 배치를 위한 가이드를 개발, 향후 양적인 확대와 인프라 확대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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