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제'홍보포스터 ⓒ2007 welfarenews
▲ '인권영화제'홍보포스터 ⓒ2007 welfarenews

‘이주노동자의 위태로운 삶’, ‘성파괴와 가난의 이야기’, ‘에티오피아, 페루 농민들이 자본의 독식에 맞서 힘겹게 삶을 이어가는 목소리’등 전 세계 민주들의 인권현장이 7일간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지난 18일 개막한 인권영화제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24일까지 열린다. 국내작 13편, 해외작 13편으로 총 26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지난 20일은 ‘소수자의 날’을 주제로 상영됐으며, 24일은 ‘반전평화의 날’로 관련 영화를 집중 상영한다.

인권영화제는 1회부터 지금까지 전 작품 무료상영이다. 이것은 어떤 사람이든 ‘인권’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이며, 문화행사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가 오로지 돈으로만 결정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개막작인 ‘고스트’와 한국영화 ‘우리학교’에 더빙과 화면해설이 함께했다. 청각장애인들을 위해 국내작에도 우리말 자막을 제공했다. 한국영화의 우리말 자막은 감독들이 직접 만들었다.

영화 ‘소리없는 절규’로 알려진 청각장애인 박재현 감독의 신작 ‘그림의 떡’도 올해 인권영화제에 올랐다. 이 영화는 누구나 쉽고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는 ‘영화’를 볼 수 없는 청각장애인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박재현 감독의 '그림의 떡'중 한 장면 ⓒ2007 welfarenews
▲ 박재현 감독의 '그림의 떡'중 한 장면 ⓒ2007 welfarenews
박재현 감독과의 미니 인터뷰

Q. 상영작 '그림의 떡'은 어떤 내용?

A. 그래피티가 취미인 주인공이 자신이 좋아하는 엄정화가 출연한 영화포스터를 보고 영화를 보게 된다. 하지만, 처음으로 기대감을 안고 봤던 영화를 이해하지 못해 허탕을 치고 나온다. 그래도 엄정화를 좋아한다는 일념에 반복해서 영화를 보지만, 결국 주인공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밖으로 나온다. 주인공을 위로해주는 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그린 그래피티의 그림들이라는 내용이다.

Q. '그림의 떡'이 갖는 의미

A. 한국인이지만,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한다. 때문에 자막을 넣어주는 외국영화만 즐겨보게 되는 형편이다. 청각장애인에게 자막이 없는 한국영화는 그림의 떡이다.

Q. 박재현 감독의 영화에는 소리가 없다?

A. 농인이 직접 농영화를 만들었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 농인이 영화감상 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불편함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이해하고 그에 맞는 편의를 제공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앞으로의 꿈, 계획

A. 바다의 등대가 배에게 빛이 되어주듯이, 농인영화를 통해 어둠 속에 소리 없는 세상을 하나하나 밝히고 싶다. 세상에 편견이 없는 그날까지, 모두가 자유롭게 소통하는 유토피아를 꿈꾼다. 다양한 독립영화제에 도전할 생각이며, 나아가 각종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도 농인의 문화를 알리고 농인의 목소리를 내고 싶다.
9번째 농영화 '길거리 천사'가 26일까지 상영된다. 마지막 날에는 한·일 농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농인자조모임을 결성하여 만들어진 ‘데프미디어’ 이장호 영화감독, 김창래 영화감독을 초청한다. 외국에도 농인영화도 많이 있으며, 한국영화도 앞으로 장애인과 함께 만들어 가길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앞으로는 아시아 농인영화를 초청하고, 한국농인영화제를 개최하는 게 우리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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