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청각 장애로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던 한 중학생이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경찰은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었으며, 한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힘들어 했다는 가족들의 말을 토대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통합교육이 한참 진행되고 있다.
비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이 함께 동등한 교육을 받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따라서 장애학생에게는 장애를 보완하기 위한 배려를 최대한 강구해, 개개인의 잠재능력을 신장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해외에 나가보니 포기하는 게 많아지더군요. ‘에이, 어차피 내 말은 통하지도 않는데’식으로요.”

한국농아인협회 이미혜 사무처장은 현재 통합교육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은 수화통역사가 아니면 소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의사표현의 권리를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청각장애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장애인에 대한 배려를 받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장애인이란 휠체어를 타고 있거나,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청각장애인은 이방인이 돼버린다.

“선생님이 우스갯소리를 해서 다들 웃고 있는데, 혼자만 못 웃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엄청난 심리적 소외감과 이질감을 불러옵니다. 통합교육이라면, 청각장애학생에게 따로 교사나 사회복지사 등을 배치해 음성을 자막으로 바꿔서 설명해준다던가 해야죠.”

이미혜 사무처장은 이것이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학교는 장애학생의 부모가 원하면 받아줄 수밖에 없게 돼있어요. 청각장애인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청각장애의 고유성을 인정하지 않아요. 자녀가 비장애인학생과 나란히 공부하길 바라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자녀가 겪게 될 심리적 소외감에 대해 생각해봐야죠.”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배려 없이 이뤄지는 통합교육은, 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과 같은 졸업장을 받을 수 있을지언정 동등한 교육은 받을 수 없다.

통합교육,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또 하나의 함정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