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1972년 독일에서 열린 제4회 대회에서는 16명의 선수단이 출전해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특히 홈그라운드 경기였던 19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에는 366명이라는 초대형의 선수단이 참가,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7위에 올랐다. 이후로도 장애인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종합 10위(바르셀로나), 종합 12위(애틀랜타), 종합 9위(시드니), 종합 16위(아테네) 등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 우리나라의 위상을 떨쳤다.
160여개국에서 7,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 우리나라는 금메달 13개, 종합 1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육상이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8명의 육상 대표팀 선수들은 그동안 뜨거운 훈련을 펼쳤다. 훈련장에는 휠체어 바퀴를 굴리는 소리와 선수들의 숨소리만이 울려 퍼진다. 이 속에 우리나라 휠체어 레이스의 대표 주자가 있다. 지난 아테네장애인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했던 홍석만(33)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200·400·800m 세 종목에 출전하는데, 400m 금메달은 사실상 확정시되고 있다.
휠체어 레이스를 시작한지 1년 2개월 만에 국가대표에 선발된 팀의 막내 김규대(24) 선수도 이미 휠체어 육상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홍석만 선수는 “올림픽을 위해 우리는 많은 훈련을 해왔다. 주변에서는 참가하는데 의의를 두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라고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결국 메달 획득이다. 꼭 승리를 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하며 “한국의 장애인 체육이 발전한다면 장애인 선수들이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언급했다.
한편 탁구 종목의 강국인 중국에 도전하는 14명의 선수들이 가지는 의지도 대단하다. 금메달 총 24개가 걸린 탁구 종목. 물론 중국의 독무대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11개 세부 종목에 출전해 금 2개, 은 1개, 동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서울장애인올림픽을 시작으로 5연속 금메달을 거머쥔 이해곤(55) 선수는 아직도 이팔청춘(二八靑春)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자신만의 주특기로 상대를 무너뜨린다.
세계 최고의 양궁 실력을 지닌 선수들은 비단 올림픽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장애인올림픽에서도 세계는 대한민국 양궁을 주목하고 있다. 양궁의 간판스타 이화숙(42) 선수는 지난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오른 자랑스런 태극전사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 아테네장애인올림픽에서의 안타까운 결과를 만회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남녀 단체전과 여자 스탠딩에서 각각 금메달을 사냥하기 위해 나선다.
장애인올림픽에는 일반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경기도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 축구인데,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도 5인제 경기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가 다부지다. 이옥형 감독은 “지난 아테네대회 때만 해도 아시아 대표로 처음 장애인올림픽의 무대에 올랐지만 당시 성적은 최하위였다”며 “그러나 지금 선수들은 뭐가 해내겠다는 의욕이 강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들끼리 축구를 한다? 상상 그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경기다. 격렬한 몸싸움과 강한 슈팅은 일반 축구와 다를 것이 없고, 공 속 쇠구슬 소리로 방향을 파악하며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집중력은 과히 대단하다.
베이징으로 가는 바통은 지난 1일 장애인 선수단에게 넘겨졌다. 이제 최선을 다해 고국에 승전보를 전하는 것만이 남았다. 김성일 선수단장은 “각 종목의 선수 한명 한명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정말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했다”며 “이제 준비는 끝났다. 베이징에 도착해 현지 적응훈련만 끝낸다면 남은 것은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