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인권이 ‘뻥’ 뚤렸다
대한민국 인권이 ‘뻥’ 뚤렸다
  • 정두리
  • 승인 2009.03.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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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 welfarenews
▲ ⓒ2009 welfarenews
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 조직을 30% 감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이후 장애계단체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가인권위독립성보장및축소철회를위한인권시민사회운동진영공동투쟁단(이하 인권위공동투쟁단)이 지난 10일 행안부 앞에서 인권위 조직축소방침 철회 요구 및 행안부 규탄 집회를 진행했다.

정부의 인권위와 관련한 방침은 지난해 1월 16일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가 정부개편안과 함께 인권위 대통령직속화 방안을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인권단체들의 ‘인권위 무력화 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지난달 11일 행안부가 인권위의 30% 조직축소 방침을 통보함에 따라 장애계단체를 비롯한 인권단체들의 움직임이 진행됐다. 지역사무소 폐쇄가 통보된 광주·부산·대구지역에서는 행안부의 방침에 반대하는 조직이 결성됐으며, 지난 2일 전국 212개 단체가 모여 인권위공동투쟁단을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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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열린 규탄 집회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이하 장차법)과 관련해 “장차법의 시행으로 장애인들의 인권위 진정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인권위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은 장애인은 물론, 소수자 인권의 눈을 가리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장차법과 함께 장애인의 인권을 후퇴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전국의 장애인들이 움직이자 행안부는 ‘장애인과 관련해서는 건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인권위 축소가 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닌 소수자 모두의 인권과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해 7월 행안부가 ‘인권위 조직과 인력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가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며 ‘180도’ 달라진 행안부의 태도가 비난받았다.

집회에 앞서 같은 날 오전 11시에는 국회 기자회견실에서 ‘반인권적 국가인권위 조직축소방침 철회 촉구 정당 및 사회단체 합동기자회견’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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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축소와 관련해 인권위가 입을 열었다

인권위 30% 조직축소에 관한 인권단체와 장애계단체 등의 움직임에 앞서, 지난 5일 인권위는 “조직개편과 관련해 행안부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내용 중 일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사실관계를 밝히고자 한다”며 설명 자료를 배포했다.

▲행안부의 인권위에 대한 조직진단, 감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조직진단 결과 행안부는 현재 정원 208명인 인권위의 인력을 146명으로 약 30% 감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권위는 “행안부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인권위에 대한 조직진단을 실시했는지 밝혀야 한다”며 “인권위가 지난해 12월 16일 근거자료를 요청했음에도 구체적인 답변이 없었고, 인권위가 모르게 조직진단을 했다면 신속히 결과를 공개하고 인권위와 함께 그 타당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권익위(이하 권익위)의 업무량과 인권위를 비교
행안부는 권익위와 인권위의 업무량을 비교하며 감축을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인권침해와 차별행위 등을 다루는 인권위와 행정처분에 대한 권리구제를 대상으로 하는 국무총리 소속 권익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인권위는 출범이후 2002년도와 2008년도를 비교해 보면, 인력은 180명에서 208명으로 1.15배 증가한 반면, 업무량은 진정 2.3배, 상담 5.5배, 민원 10.4배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도 지난해 장차법 시행을 앞두고 20명 인력증원이 필요하다고 승인한 사실이 있다”며 “인권위가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외부전문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조직진단에서는 23명 증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직 정비는 감사원 감사결과, 구체적 인력에 관한 내용은 행안부 판단
행안부 관계자는 “감사원은 인권위 조직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조직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인력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는 행안부의 정책적판단이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인권위는 “감사원 지적사항은 인권위 현행 팀제조직을 정부조직 기준인 대국대과 원칙에 적용할 경우 1국 4과 정도가 과다하므로 조직 효율성을 높이라는 것”이었다며 감사원 국회 업무보고 내용을 제시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국회 법사위 감사원 업무보고에서 감사원장은 “감사원에서 인권위 정원을 감축하라고 통보한 적이 없다. 인력 감축 문제는 인권위와 행안부 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답변했다. 더불어 행안부의 ‘정책적 판단사항’ 이라는 주장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이나 근거 없이 인력을 30%나 감축하겠다는 것은 인권위 기능 수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인권위법에 명시된 업무의 독립성을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조사인력 증원과 진정조사 처리 인력에 대해서는 인권위 요구를 100% 수용하고, 인권정책기능은 법무부 등 타 기관에서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므로 중복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인권위는 “인권위 개편안에서 조사인력은 총 72명이었던 반면, 행안부가 검토하고 있는 개편안에는 조사인력이 60명으로 12명이 줄었다”고 말하는 등 인권위 조직축소에 대한 행안부의 주장에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