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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과정은 물론, 검정고시, 특활, 소모임까지…

장애성인의 45.2%가 초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이고, 학교를 아예 다니지 못한 장애성인까지 합하면 약 60%에 이른다.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이하 노들야학)는 장애를 이유로 교육의 권리조차 누리지 못했던 장애인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확대하고자 1993년 8월 8일 개교했다.

노들야학 박경석 교장은 “당시 정립회관 내 장애인을 상대로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라는 취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배우고 싶다’는 대답이 가장 컸고, 이를 통해 교육·조직하자고 고민했던 활동가들이 장애인야학을 건설하게 됐다”며 “개교한 뒤 학생들 모집한다고 그러면 쫓아가서 ‘공부해보지 않겠냐’하고, 교사가 없다고 그러면 대학교가서 ‘가르칠만한 사람 있냐’며 술 사주면서 설득도 해봤다”고 회상했다.

15년간 노들야학을 수료한 장애성인은 약 200명으로, 현재 20여명의 교사와 30여명의 장애성인이 노들야학에 다니고 있다.

과정은 초등학교 저학년 과정 ‘청솔1반’, 초등학교 고학년 과정 ‘청솔2반’, 중학교 과정 ‘불수레반’ 고등학교 과정 ‘한소리반’으로 나뉘며 교실 A, 교실 B, 교실 C, 다용도실, 미디어실, 상담실 총 5개의 교실에서 수업이 열린다.

수업시간은 매주 월·화·목·금요일 오후 6시 30분~오후 10시까지. 노들야학 정민구 교사대표는 “낮에 일하거나 복지관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수업시간이 늦다”고 설명했다.
월·화·금요일은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국사 등 기초문예교육이, 목요일은 연극, 미술, 애니메이션과 같은 특활수업이 진행된다.

노들야학의 1차적 목표는 검정고시 자격 취득이지만, 집안에만 머물던 장애인이 야학을 다니면서 외출을 하고 대인관계를 만들어나가는 데 의미가 더 크다.

노들야학은 수화소모임 ‘손소리’, 노래소모임 ‘오아시스’, 보치아소모임 등 동아리형태의 소모임 또한 이뤄지고 있다.

노들야학은 정부의 지원과, CMS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으며, 교재 및 수업과 관련된 모든 비용은 무료다.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의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2009 welfarenews
▲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의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2009 welfarenews

모두가 편한 문턱 없는 교실, 샤워시설 갖춘 화장실

편의시설 또한 잘돼 있다. 노들야학이 위치한 건물 입구에 경사로와 자동문이 설치돼 있고, 주차장에서는 조금 멀지만 경사로와 자동문이 설치돼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건물 입구는 2군데로 주차장과 바로 이어지는 입구는 계단이 있어, 주차장에서 경사로와 자동문이 설치된 입구까지는 조금 더 가야된다.

엘리베이터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3명 정도가 여유 있게 탈 수 있는 정도다.

노들야학 입구는 수동문과 자동문을 모두 거쳐야 하는데, 보통 수동문은 열어놓기 때문에 불편함이 없다.

화장실은 남자화장실 1군데와 여자화장실 1군데로 나뉘어져있고, 둘 다 버튼을 누르면 열리는 자동문으로 돼 있다. 화장실 안에는 좌변기와 안전손잡이 등이 설치돼 있으며, 씻을 수 있는 샤워시설이 함께 구비돼 있다.

뿐만 아니라, 모든 교실과 사무실에 턱이 없어 출입이 자유롭다. 극단 ‘판’이 사용하는 공간에만 턱이 있지만 경사로로 처리해 놨다. 건물 밖 계단과 연결돼 잠시 나가 바람을 쐴 수도 있다.

노들야학을 5년째 다니고 있는 배덕민(43·뇌병변장애 1급)씨는 “노들야학을 다니기 전까지, 누구도 공부에 관한 그 어떠한 것도 가르쳐주지 않았다”며 “노들야학을 다니면서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한 번에 통과해 기분이 너무 좋았다”며 “공부하는 것도 뿌듯하고 신나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즐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들야학의 학생들은 매년 4월, 5월, 8월 중입, 고입,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하고 있다. 노들야학은 지난 10일, 모레인 12일 검정고시에 응하는 4명의 학생을 위한 떡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상담실 내부, 방음처리가 돼 있어 합주실로 쓰이기도 한다. ⓒ2009 welfarenews
▲ 상담실 내부, 방음처리가 돼 있어 합주실로 쓰이기도 한다. ⓒ2009 welfarenews
좌변기와 안전손잡이가 설치돼 있는 모습. ⓒ2009 welfarenews
▲ 좌변기와 안전손잡이가 설치돼 있는 모습. ⓒ2009 welfarenews

노들야학만의 저항정신, “언제나 당당하게 권리를 말하자”

마냥 밝아 보이는 노들야학도 여느 야학과 마찬가지로 고비를 맞은 적이 있다.

본래 한국소아마비협회 소속기관인 장애인복지이용시설 정립회관에 30평 남짓한 공간을 무료로 빌려 운영됐으나, 지난 2007년 말 정립회관측으로부터 ‘업무용 공간부족과 운영 및 관리비가 부족하니 비워 달라’는 퇴거 요청을 받았다.

지난해 1월 2일부터 3월 23일 총 80일간 노들야학 교육공간 확보를 위한 천막야학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 같은 해 3월 현재 노들야학이 위치해 있는 곳에 그들만의 교육공간을 마련한 것.

장애인야학이라는 특징상 다른 야학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저항정신’이다. 수업시간에 ‘탈시설·차별에 대해 표현해보기’ 등이 진행된다. 지난 14일에는 ‘탈시설 워크샵’이 있었다.

박경석 교장은 “교육프로그램에서 자신의 문제를 잘 풀어나가길 원하기 때문”이라며 “투쟁과 같은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생활 속에서, 공부 속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당당히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노들야학은 극단 ‘판’, 노들야학 사무실,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함께 위치해 있다.

▶노들야학(주소: 110-510 서울특별시 종로구 동숭동 1-140 유리빌딩 2층, 전화: 02-766-9101~2, FAX: 02-2179-9108, 홈페이지: www.nodl.or.kr)

복도에 위치한 책장에는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차있다. 빌려보고 싶은 책은 2주 동안 빌려볼 수 있다.  ⓒ2009 welfarenews
▲ 복도에 위치한 책장에는 소설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차있다. 빌려보고 싶은 책은 2주 동안 빌려볼 수 있다. ⓒ2009 welfarenews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벽에 걸려있는 많은 사진들. ⓒ2009 welfarenews
▲ 노들장애인야간학교 벽에 걸려있는 많은 사진들. ⓒ2009 welfarenews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의 학생들은 매년 4월, 5월, 8월 중입, 고입,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모레인 12일 검정고시에 응하는 4명의 학생을 위한 떡잔치가 있기도 했다. ⓒ2009 welfarenews
▲ 노들장애인야간학교의 학생들은 매년 4월, 5월, 8월 중입, 고입, 고졸 검정고시에 응시하고 있다. 지난 10일, 모레인 12일 검정고시에 응하는 4명의 학생을 위한 떡잔치가 있기도 했다. ⓒ2009 welfarenews
노들장애인야간학교 교칙 전문. ⓒ2009 welfarenews
▲ 노들장애인야간학교 교칙 전문. ⓒ2009 welfarenews
장애인야학이라는 특징상 다른 야학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저항정신’이다. 수업시간에 ‘탈시설·차별에 대해 표현해보기’ 등이 진행된다.  ⓒ2009 welfarenews
▲ 장애인야학이라는 특징상 다른 야학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저항정신’이다. 수업시간에 ‘탈시설·차별에 대해 표현해보기’ 등이 진행된다. ⓒ2009 welfar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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