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진행된 장애인과 시의원이 함께하는 저상버스 체험은 열악한 저상버스 실태를 여실히 보여줬다.
한정된 노선과 일정하지 않은 저상버스 배차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지만 가장 큰 문제로 보여 진 것은 운전사의 태도다.
10여분을 기다려 도착한 저상버스의 운전사는 ‘장애인이 탈 수 있도록 인도 가까이 와달라’는 활동보조인의 요구에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였다. 체험에 참여한 시의원이 ‘보조블록 아래로 내려가자’는 제안을 했지만 자리에 있던 장애인들은 급구 말렸다. 장애인이 탈 수 있도록 저상버스를 인도와 가까이 정차시키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었다. 운전사는 몇 번의 전·후진을 반복해 인도와 가까이 버스를 정차시켰지만 발판이 작동을 하지 않았다. 버스에서 내려 발판을 발로 차던 운전사는 다음차를 타라는 말을 남기고 버스를 출발시켰다.
의정부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형숙 집행위원장은 “오늘은 시의원과 기자들이 나와 있어 이 정도의 성의라도 보인 것이다”라며 “장애인이 타려고 해도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있고, 문을 열고 다음차를 타라는 말 한마디만 던질 뿐 장애인을 버스에 태우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20여분을 기다려 도착한 저상버스의 운전사는 다행히도 장애인이 서있자 버스를 다시 정차시킨 뒤 버스에서 내려 승차를 도왔다.
운전사의 말에 따르면 발판의 운용 검사와 운전사 교육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는 있지만 이용건수가 적어 의정부시의 저상버스 운전사 중에도 장애인을 위한 발판을 사용해본 건수가 2~3건에 불과하다.
30여분이면 오고가는 거리를 2여시간에 걸쳐 체험이 종료됐다. 이날 체험을 통해 열악한 저상버스의 이용실태를 볼 수 있었다. 저상버스의 증차와 노선확대, 운전자들의 교육과 더불어 교통약자를 한 번 더 생각하는 자세가 사회에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