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헌법재판소는 헌법의 기본권을 새로 배워라
<성명서>헌법재판소는 헌법의 기본권을 새로 배워라
  • 웰페어뉴스 기자
  • 승인 2009.07.04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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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헌법재판소는 헌법의 기본권을 새로 배워라

사단법인 한국농아인협회 2009년 7월 3일

헌법재판소는 2009년 5월 28일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는 청각장애 선거인을 위한 자막 또는 수화통역 방영을 임의규정으로 둔 것이 청각장애인의 참정권, 평등권 등을 침해하는 정도의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지난 2006년 청각장애인들이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공직선거법 제70조 제6항 등 위헌확인 심판청구’에 대하여 기각 결정을 선고하였다.

청각장애인들은 지난 2006년 3월2일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거운동 기간 중의 방송광고, 방송시설 주관 후보자연설의 방송, 선거방송토론회 주관 대담 토론회의 방송에 있어서 청각장애 선거인을 위하여 자막 또는 수화통역의 방영을 강제규정이 아닌 임의규정으로 둔 것은 청각장애인들의 기본권이 침해하는 것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인권침해를 시정하기 위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구체적인 기각 결정이유로 청각장애인들은 수화방송에 의해서만 선거에 관한 정보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홍보유인물 등 문서‧도화에 의한 선거운동이나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선거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 등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TV는 미디어로서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선거 후보자들은 TV 선거방송 토론회를 통해 자신이 갖고 있는 정치적 역량이나 정책, 비전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또한 선거방송 토론회는 후보들이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후보들의 정치적 성향을 판단하기가 용이하다. 그래서 비장애인들은 홍보유인물뿐만 아니라 TV선거방송 토론회를 통해 자신이 어떤 후보를 택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즐거움을 손쉽게 향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다양한 정보의 창구로부터 청각장애인들은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다.

비장애인들에게는 손쉽게 취할 수 있는 정보라면 장애 유무와 관계 없이 청각장애인도 이러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 이러한 권리를 청각장애인들은 요구한 것이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청각장애인들에게 홍보유인물이나 보면 된다’, ‘TV 선거방송 토론회를 따로 볼 필요가 있나?’는 이유 등을 근거로 청각장애인들의 위헌확인 청구를 기각 결정을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청각장애인도 평등권을 갖는다는 것을 망각한 것인가? 아니면 헌법재판소는 청각장애인의 인권에는 아예 관심조차 없는 것인가?

기각의견에서 ‘수화방송 등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지 아니한 취지는 수화방송 등이 원칙적으로 실시되어야 함을 부정하는 의미가 아니라 방송사업자 등의 시설장비나 기술수준 등에서 비롯되는 불가피한 사유로 말미암아 수화방송 등을 적시에 실시할 수 없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사정을 고려하였기 때문이라고 보이는 점’ ‘현 단계에서 수화방송 등을 어떠한 예외도 없이 반드시 실시하여야만 하는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경우 후보자의 선거운동의 자유와 방송사업자의 보도․편성의 자유를 제한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를 밝힌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합헌 여부에 대해 사회적 약자의 권리는 짓밟고 힘 있는 방송사업자들의 상황을 더욱 고려해주는 기관인가?

대한민국 헌법 제11조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모든 국민에는 ‘기득권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만 포함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 소수자’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대한민국 국민인 청각장애인들의 평등권을 무참히 침해한 결정을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기각결정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21조 제3항에서 언급하고 있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물을 송출하는 방송사업자 등은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제작물 또는 서비스를 접근․ 이용할 수 있도록 자막, 수화 등 통신중계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한다”는 내용과 충돌한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7조 제1항의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공직선거 후보자 및 정당은 장애인이 선거권, 피선거권, 청원권 등을 포함한 참정권을 행사함에 있어서는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는 조항에도 반하는 결정이다.

청각장애인도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가장 대중적인 언론매체인 TV 선거방송 토론회 등을 통해 자신의 참정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할 권리가 있다. 헌법재판소는 청각장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이번 결정을 즉각 철회하여야 한다.

우리의 정당한 요구

하나, 헌법재판소는 청각장애인의 평등권, 참정권을 침해하지 말라!

하나, 헌법재판소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배되는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하나, 국회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관련 법령을 개정하라!!

2009. 7. 3
(사) 한국농아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