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취약계층이 공공근로에서 벗어나 안정적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총 취업자 수는 6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실업률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률은 전년대비 0.1%p 상승한 58.7%였으며, 취업자도 전년대비 32만3,000명(1.4%)이 늘어난 2,382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실업자도 전년대비 3만1,000명(3.5%)가 증가한 92만 명으로 나타났으며, 실업률도 3.7%로 전년대비 0.1%p 올랐다. 경기회복으로 일자리가 늘어났지만, 그동안 취업을 포기했다가 다시 취업전선으로 몰리며 일자리 부족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전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2010 장애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장애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8.5%에 불과했으며, 고용률 36%, 실업률 6.6%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 61.9%, 고용률 60%, 실업률 3.2%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며, 특히 실업률은 2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일자리 창출 노력도 상당하다. 보건복지부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와 보건의료 일자리 창출 노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2년간 보건복지분야 일자리 36만개를 창출할 계획이며, 경기도는 사회적 기업 200개를 키워 4,200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을 올해의 목표로 삼았다. 서울시 역시 올해 공공 및 민간분야에서 4만6,000개의 노인일자리를 창출을 비롯해 일반 노동시장 취업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1,013명에게 일자리를 지원할 계획이며, 포항시 216명, 여수시 112명, 등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장애인 일자리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일자리 창출 계획이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잘 하는’ 일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겁게 일하고 있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일처럼 행복한 일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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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행복

정승환(남·31·청각장애 2급, 사진)씨는 현재 반도체 관련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금의 회사에서 근무하기까지 짧게는 1달, 길게는 6개월 동안 회사를 옮겨 다녔다.

“대학을 졸업하고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웹디자이너 강사로 일했다.”는 정씨는 도서관에서도 3개월 일했지만, 장애인을 채용하지 않아 그만 둘 수밖에 없었다. 그 후 우연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능력개발원에 청각장애특화반을 알게 돼, 전문기술을 배웠다. 그리고 어엿한 직장인의 꿈을 이뤘다.

올해로 회사 입사한지 3년차로, 후배들도 많이 생겼다는 정씨는 아직도 많은 부족하다고 말한다. “첫 월급으로 부모님 속옷을 사드렸을 때 가장 뿌듯했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함을 느낀다. 관련된 공부를 해서 더 높은 기술을 배워 승진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청각장애인이지만 사회에 나오기 전까지는 수화를 몰랐다. 3살 때 장난치다가 3층에서 떨어진 후, 원인을 알 수없이 소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비장애인학교를 다녔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 더 많은 노력과 훈련이 필요했다. 학교에서 수업을 받을 때에는 친구들의 필기를 보며 혼자 공부해야만 했고, 구화를 배울 때도 ‘가’를 발음하기 위해 일주일동안 연습했다.

정씨는 “수화를 모르는 사람과 대화해야 할 때, 청각장애인은 대화에서 오는 단절감을 느낄 수 있다.”며 “충분한 배려만 이뤄진다면 단절감으로 오는 외로움이 없을 것이다. 지금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청각장애인 직원 7명을 제외하면 모두 비장애인이지만,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서 큰 어려움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위해 일을 해야 하는지 먼저 느끼고 기술을 배워야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배우고, 먼저 나서서 함께 한다면 취업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 장애인직업능력개발원 특화 훈련
일산직업능력개발원(시각·청각·지적특화훈련, 031-910-0800~4)
부산직업능력개발원(정신·뇌병변·지적특화훈련, 051-726-0321)
대전직업능력개발원(청각·정신·지적특화훈련, 042-366-5412)
전남직업능력개발원(뇌병변·지체/절단·지적특화훈련, 061-320-7000)
대구직업능력개발원(시각·지체/척수·지적특화훈련, 053-550-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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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 ‘할 수 있다는 도전정신’ 중요해

향긋한 커피 향을 머금은 삼가연정(三嘉連亭)에 들어가면 노인 바리스타들이 미소로 반겨준다. 그 중 가장 오래 근무했다는 강준(여·64, 사진)씨는 누구보다 커피 사랑이 대단하다.

삼가연정은 ‘책과 차와 사람들의 만남으로 아름다워지는 정자를 이룬다’는 뜻으로 60세 이상 노인들이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오기 전에까지만 해도 커피에 대해, 커피를 내리는 방법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그는 “처음 삼가연정이 문을 열기 전부터 함께 홍대 카페, 인사동 전통찻집 등을 다니면서 시장조사를 했다. 많은 카페를 다니면서 차도 마셔보고, 몇 개월의 연습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됐다.”며 “커피에는 무수한 매력이 있다. 만들 수 있는 커피 종류도 여러 가지고, 하나하나 도전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바리스타가 되기 전, 호텔리어로 근무했던 강씨는 정년퇴직 후 심심한 일상을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우연히 삼가연정에서 사람을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같은 서비스 직종이라 정년퇴직하기 전의 경험을 살려 손님들에게 더 친절하게 대할 수 있고, 손님들도 삼가연정에 오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며 즐거워한다.”며 “많은 손님들이 와서 내가 만든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내가 더 즐겁고 행복하다.”고 웃음 지었다.

실버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드는 삼가연정은 서울노인복지센터 옆에 위치하고 있다. 노인이 만들고, 노인복지센터가 근접해 있으니 대부분의 손님이 노인일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히려 다양한 연령층이 삼가연정을 찾고 있다.

“젊은 사람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의 손님들이 다녀가신다. 선호하는 커피의 종류도 다르다. 젊은 사람들은 주로 카페라떼, 카라멜 마끼야또, 카페모카 등을 선호한다. 연세가 있는 분들은 주로 아메리카노를 좋아하신다.”며 “손님의 60~70%가 단골손님이다. 여기 커피가 맛있다며 멀리서 찾아오시는 손님도 계신다.”고 자랑했다.

친구들과 만나면 ‘커피 전문가’로써 커피를 추천하기도 한다는 강씨. 그는 “바리스타에 도전할 때는 멋모르고 했지만, 할수록 어렵다. 커피 양을 적절하게 탬핑하거나 분쇄, 스팀밀크의 거품을 잘 내는 것 등은 더 맛있고 향기로운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내 안에 잠재된 것이 있었구나’ 느낄 정도로 커피 만드는 과정이 재밌다. 그래서 힘든 줄 모르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노인들이 퇴직 후, 무료하게 일상을 보내면서 할 일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스스로 복지관이나 주민자치센터 등을 찾아가서 무엇인가 찾으려고 노력하면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다. 앉아만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잘 모르고, 자신 없다고 주춤하지 말고 도전하다 보면 무엇이든지 다 이룰 수 있다. 끈기를 가지고 열심히 하다보면 안 되는 것은 없다고 느꼈다. 아울러 노인 일자리 개발과 함께 적절한 교육도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삼가연정 찾아가는 길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89-4 SK허브프라자 B동 104호 위치(문의 02-720-2330)
어르신 특별할인(신분증이나 서울노인복지센터 회원증을 제시하시면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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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려진 자전거로 인생을 수리하다

지난해 버려진 자전거로 인생을 수리하는 노숙인 사회적기업 ‘두바퀴희망자전거’가 작업장을 갖췄다. 2006년부터 시작된 노숙인 자활사업인 ‘자전거 재활용 사업’이 지난해 2월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안정적인 작업장을 마련한 것이다.

두바퀴희망자전거는 버려지거나 고장 난 자전거를 모아 노숙인이 수리한 후, 다시 재가가정센터나 독거노인에게 기증하는 사업으로 시작됐다. 그렇게 지속되다가 더 발전시키기 위해 사회적 기업화 하는 부분을 진행했다.

노숙인다시서기지원센터의 이정규 사회복지사는 “용산구에서 부지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건축비를 지원받아 지난해 말에 문을 열게 됐다. 이곳은 이분들의 사회복귀에 대한 의지가 잘 버무려진 장소.”라며 “2006년부터 함께 하신 3분을 포함해 모두가 자전거에 대한 전문가가 됐다. 기술적인 부분, 전체적인 사업 운영 등에 대해 함께 논의한다. 그래서 다른 자활근로보다 훨씬 효과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두바퀴희망자전거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는 모두 13명이다.

이 사회복지사는 “이분들이 노숙을 하게 된 계기는 실직, 가족해체, 부채, 잘못 선 보증 등 이유가 워낙 다양하다. 하지만 다시 일을 하면서 생활주기가 잡히고, 삶에 대한 지향점이 생기고 있다. 수입도 생기고, 기부행사를 통해 ‘나는 더 이상 노숙인이 아니다. 이제 그렇게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고 이야기한다.”며 “성장기 때 방황할 수 있듯이, 성인이 돼서도 잠깐 방황할 수 있다. 이곳을 기반으로 더 좋은 일자리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노숙인 시설이 단절돼 있는 것이 현실. 이에 대해 이 사회복지사는 “이분들도 지역주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꿈을 만들어 줬던 사업이니 더 발전을 시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게 우리들의 마음.”이라고 전했다.

두바퀴희망자전거 오영균 사무국장은 “자전거 이동수리를 나가면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높은 편”이라며 “두바퀴희망자전거는 자전거가 있음에도 못 쓰는 틈새시장을 노렸다. 예전에는 아파트에서 고장 난 자전거를 기증받았지만, 지금은 많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숙인의 자활을 위해서 많은 기부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숙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일자리와 주거안정. 새 일자리를 얻은 그들이 다시 돌아가야 할 곳은 사회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인력시장을 나가지만 일자리가 없어 돌아오는 상당수가 거리를 배회하게 되고, 술 한잔 하는 모습이 시민의 눈에는 게으른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것이 이 사회복지사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사회에서 주거지는 권리와 의무가 이뤄질 수 있는 중요한 곳.”이라며 “일자리가 있어야 주거지를 유지할 수 있다. 앞으로 두바퀴희망자전거가 더 성장해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더 많은 lf자리를 제공해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두바퀴희망자전거 찾아가는 길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2가 6-2번지(문의 02-777-8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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