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교 졸업시즌이 시작됐습니다. ‘빛나는 졸업장’이 아니라 ‘눈물의 졸업장’이 된지 오래된 학생들이 있습니다. 다름 아닌 장애학생이 바로 이들입니다.

서울시내의 한 특수학교 고등부에서는 올해 12명의 장애학생이 졸업을 하는데요. 진로가 결정된 학생은 고작 3명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1명은 중증장애인 보호작업장애, 2명은 장애인복지관 훈련생으로 들어가게 된 것입니다.

왜 이처럼 장애학생들의 졸업은 또 다른 고난의 시작이 되었을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장애발생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분석입니다. 우리나라 등록장애인은 250만 명으로 이중 51%인 127만 명이 지체장애인이지만, 0~29세 사이 취학이나 진로결정시기의 장애인은 지적장애 44%, 자폐성장애 9%, 뇌병변장애 14% 등 무려 70%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이들 전반적 발달장애인이 특수학교나 특수교육 대상자이기 때문에 대학진학 등 상급학교 진학에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둘째, 학교나 직장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전환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못합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과 고용노동부의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보건복지부의 장애인복지법이 있지만 법 간의 시행주체가 다르다는 것은 물론, 한 장애인 한 생명의 미래를 여는 진로·직업이나 전환시스템은 전혀 구축돼 있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셋째, 장애학생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총체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이미 미국이나 영국 등 복지선진국에서는 장애학생 고등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우리사회에서는 지적장애가 어떻게 대학교육을 받느냐하는 부정적인 당위론만 내세우며 거부하고 있는데, 이것은 교육당국의 직무유기가 아닐까 합니다.

비록 학위과정이 아니더라도 대학에서 모든 장애인의 교육권보장과 학문적 수월성을 담보해 줘야 할 것입니다. 사실 대학은 우리사회의 상아탑이고, 지성의 산실입니다. 대학 교육만이 아니라 직업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전당이기도 합니다.

장애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의 눈물을 닦아주는 졸업식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고등학교 졸업 장애학생의 교육개혁의 필요성을 제기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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