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컬럼

우리는 장애라고 하면 무조건 부족하고 그래서 무능한 쪽으로만 생각을 하는 데요.

잃은 기능 대신 그것을 보상할만한 다른 기능이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연구가 필요할 듯해요.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 전반적 발달장애센터에서 아주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밝혔어요.

이 연구를 진행한 로랑 모트롱 박사에 의하면 자폐성 발달장애인은 인지 능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덜 발달된 반면 시각기능을 관장하는 촉두엽과 후두엽이 크게 발달했다고 발표했어요. 그러니까 모양을 찾아내 그 정보를 기록하는 능력이 뛰어난 거죠.

그래서 자폐성 발달장애인이 지하철 노선을 다 외운다거나 전화번호를 전화번호부 통째로 암기할 수 있는 것은 시각적으로 기록하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하지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것 처럼 생각되는 거죠.

이런 특성을 파악해서 자폐성발달장애인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준다면 자폐증이 장애가 아닌 새로운 능력으로 받아들여질 겁니다. 장애계에서 앞으로 할 일은 바로 이런 장애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찾아내는 연구가 아닐까 싶네요.

또 이런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세인트 저스틴 병원 연구센터 올리비에 콜리그넌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시각장애인은 입체적인 청력이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태어날 때부터 시각의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한 결과 시각장애인은 소리 정보를 입체적인 방식으로 해석해서 공간을 인식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이번 연구는 뇌가 반드시 시각적인 경험이 있어야만 공간을 지각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콜리그넌 박사는 말합니다. 그러니까 시각장애인이 보지 못하기 때문에 공간을 인식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되겠죠.

시각장애인은 입체적인 청력이 발달했다는 이번 연구가 시각장애인의 능력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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