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일하는재단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 정상훈 센터장

사회적기업은 쉽게 말하면 임무가 주도하는 사업 조직입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임무를 수행하는데 기업에서의 임무가 고객 가치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면, 사회적기업의 사회적임무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업에 뛰어든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특수하게 노동부의 법적 인증을 받아야만 사회적기업이라는 말을 쓸 수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500여개 정도 되는 기업들이 인증을 받은 상태입니다.
사회적기업은 그런 인증을 받기 위해 필요로 하는 조건들이나 요건들을 갖추지는 않지만 사회적 목적들을 실현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입니다. 때문에 넓은 의미로 사회적기업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대부분의 사회적기업들을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청년사회적기업이라고도 합니다.

사회적기업은 통상적으로 사업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창업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긴밀한 관계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크게 네 가지 요소를 갖춰야만 사회적기업이 창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첫째가 사회적기업가 정신, 둘째가 사업모델입니다. 셋째는 사업 역량, 마지막은 홍보 및 인프라 역량입니다.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는 네 가지와 관련된 종합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7개 정도의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것은 경영성과 지도입니다. 입주해있는 기업들은 보통 성장이 많이 진전된 형태입니다. 2주에 한 번 정도 만나서 전반적으로 경영활동 및 성과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면서 스스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변수나 상황을 설명하고, 입주 기업들이 세운 목표대로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모델과 관련해서는 사회적임무, 수익모델, 운영모델이 요구됩니다. 일단 사회적임무와 관련된 부분은 자체프로그램을 통해 진화시키고 있습니다.수익모델의 핵심은 지속적으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의 여부인데, 내부프로그램을 통해서 적정매출 및 코스트 분석을 통해 모델을 잡아주는 역할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체계적으로 관리가 되려면 경영관리시스템이 보완돼야 하겠죠.

경영계획을 수립하거나 일상적인 경영현황에 대한 관리 등 성과관리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런 부분들을 입주 기업의 수준에 맞게 설계해서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역량은 내부교육과 외부교육으로 나눠 진행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모든 업종에 대한 전문성을 갖고 있기란 어렵기 때문에, 어떤 업종에 특화된 전문가들에게 지도 받을 수 있도록 외부교육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죠. 그 외에 경영·실무적으로 필요한 사업 기술을 키워가는 부분은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도역량이 주로 대기업 기획실에서 일했거나, 일반적으로 6년 이상 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 아니면 함께일하는재단이 사회적기업에 대한 성장 지원을 전문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전문 역량들을 동원해 내부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 초기 단계에 있으면 사회적기업과 청년사회적기업가들 대부분 네트워크 형성이 잘돼 있지 않습니다. 업계에서 어느 정도 나름대로 네트워크를 만든다고 했을 때는 7년 이상 그 업계에 있어야 된다고 이야기하는데, 그런 경험들이 없기 때문에 관련된 네트워킹 연계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일하는재단의 각종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 및 정부에서 각종 사업에 대한 여러 가지 연계가 이뤄집니다. 그것들을 입주 기업들하고 연계시켜서 실적으로 재무성과 창출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실 지로하다가도 매출에 집중해서 토론하다보면 사회적임무에 문제가 생기고, 사회적임무에 집중하면 매출이 떨어집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인 것이죠. 일종의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인데, 그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창업 초기에 있는 기업들은 사업만 수행하기에도 굉장히 바쁘기 때문에, 사회적임무를 항상 논의하고 토론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소셜벤처인큐베이팅센터에서는 분기에 한 번 정도 사회적임무에 대한 토론 시간을 마련해 보완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의사결정 기준이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 및 대형 사업에 대한 신규투자나 사회적임무와 관련해 화제가 발생하거나 성과를 지도할 때 같이 보완하고 있습니다.

의사소통이 얼마나 잘 이뤄졌느냐에 따라 똑같은 말을 전달하더라도 기업마다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릅니다. 지도하면서 겪는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죠. 기업이 발전해나가는 게 급박한 상황에서는 지도할 때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은 화제가 있을 대마다 해야 되는 부분들이고, 기업에 완전히 밀착해 지원하는 것은 진정성을 갖고 일하고 있다는 것이 받아들여질 때 마음의 문이 조금 열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 과정이 되기까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죠. 그때까지 꾸준히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기업들이 많이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다만 기업들이 어떻게 됐건 자기의 길을 가는 것이기 때문에, 방향에 대한 이견이 발생할 때 제안해도 듣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에 대한 결과와 책임 역시 기업들이 지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격렬하게 논쟁할 때도 있고, 지도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기업이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객관적인 현실을 계속해서 보여주려는 것이 힘듭니다. 그럴 때는 지도 시간을 조정하고 입주 기업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실적 보고서 등을 받지 않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게 일단 입주 기업 중 '공신'이라는 곳이 있는데 2009년 사회적기업 경영대회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저소득층에 대한 멘토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업모델로 봤을 때는 자기주도적학습법 동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상에서 판매를 하고 수익금으로 저소득층 멘토링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죠.

'Tree planet(트리 플래넷)'이라고 해서 나무심기와 관련된 웹 애플리캐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입주했는데 같은 해 10월경 아시아 사회적기업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G20 정상회의 때 공식 웹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올해 글로벌 사회적기업 경진대회에 출관할 예정입니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나무를 심는 게임에 참여하고 그 결과에 대해 광고를 얻은 기업들이 후원해서 소비자가 희망하는 지역에 나무를 심게 되는, 수익금의 절반 이상은 NGO를 통해서 나무를 심는 독특한 사업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Tree planet 같은 경우 지난 2월 인도네시아에서 약 1억3,223만㎡ 규모의 거대한 숲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해 나무 심는 지역 확보도 했습니다.

보통 창업부터 시작했을 때 사업자등록하고 2년 정도 기간을 '창업가 함정'이라고 합니다. 이 시기를 잘 이겨내면 그 이후에 성장곡선을 이어가게 되는데, 다행히 저희 기업들은 지난해 10개 기업 중 4개 기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매출 목표가 지난 해에 비해서 10배 정도 올랐습니다.

보통 사회적기업이 5명 내외의 기업인데 연매출 기준으로 10억 원 넘는 기업이 이번 해 최소한 3곳은 발생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업들이 한두 개 정도 있기 때문에, 만약 성공한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사회적기업의 성공모델 하나 정도는 발굴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입주 기업 중에 경력 단절 여성을 중심으로 친환경놀이문화를 만들어가는 '오방 놀이터'란 기업이 있습니다. 전통 거북이 인형을 만들고, 나아가 친환경놀이터를 만드는 준비를 하고 있죠. 계속 다양한 것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은 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가치나 임무에 대해서는 굉장히 소중히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입주 기업들한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코팜므'라는 곳은 다문화여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터치포굿'은 현수막을 재활용해 잡화를 만들어 판매하고 친환경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터치포굿 인원은 10명으로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어서 의사소통이 수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좋은 점이지만, 한편으로는 사업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잘해나가고 있어 자랑스럽습니다.

창업성공률도 봤을 때는 10년 정도 유지해서 돌아올 수 있는 확률이 10%라고 하는데, 기업의 경우에는 보통 5% 이내라고 봅니다.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은 그것보다 절반 이하인 2~3% 정도겠지만, 그 과정에서의 좌절과 멋진 성공모델이 나오는 것을 갖고 있는 사회적인 영향력은 굉장히 다를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무수히 많은 청년들이 어려운 도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갖추고 사회적임무를 명확히 갖고 있는 성공모델들을 몇 개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최소한 1,000억 원 단위의 중견기업 수준의 성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잘 형성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5년 뒤에는 희망적인 미래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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