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종합사회복지관 이기일 사회복지사

지난 2월 새내기사회복지상을 받았습니다. 새내기사회복지상은 지난 2004년 1월 시행됐으며, 보건복지부의 후원으로 한국사회복지협의회·국민일보·삼성전자에서 남다른 열정과 사명감을 갖고 사회복지에 종사하는 재직기간 5년 이하의 사회복지사에게 수여하는 상입니다. 수상자에게는 해외연수, 교육훈련 등 역량개발 및 자기발전을 위한 기회를 제공해주고 지속적으로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게끔 하고 있습니다.
 
새내기사회복지상은 헌신성, 사업의 효과성, 사업대상자들의 만족도와 사회복지사의 미래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합니다.
 
제가 활동하기 시작한 2008년 2월부터의 사업실적 및 내용, 그런 것들을 기술한 공적서와 이력서 등을 갖고 좋게 평가해주셔서 수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푸드뱅크사업을 한층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푸드뱅크사업이란 여유식품을 기탁 받아 음식이 부족해서 굶거나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배분해주는 것으로, 식품자원의 기탁과 나눔을 통해 복지증진 및 사회연대감을 조성할 수 있습니다.

2008년 제가 처음 푸드뱅크사업을 시작했을 때 기탁처 57개소가 등록돼 있었습니다. 2009년도에는 64개소가 됐고, 2010년도에는 74개소가 됐습니다. 꾸준히 증가했던 이유는 대형 제과 가맹점들을 공략했던 게 핵심인 것 같습니다. 대형 제과 가맹점들은 자기들끼리 정보 공유가 되기 때문에 ‘푸드뱅크에 기부해보니까 좋다’, ‘자원을 다시 활용할 수도 있고 기업의 면모도 향상될 수 있다’ 등의 이유로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푸드뱅크를 이용하고 싶다는 문의가 오면 간단한 인적사항을 조사한 뒤 ‘언제 와서 이용하라’고 알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됐었습니다. 이것을 제가 조금 더 체계화·서류화했습니다.
문의가 오면 전과 마찬가지로 인적사항을 조사하는데,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복지관 자체에서 판정회의를 실시합니다. 이전에는 ‘얼마큼 배분했다’만 나와 있고, 누구에게 어떤 종류의 빵을 제공했는지에 대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당 수치가 높아서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 사람에게 빵을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선정 뒤 복지관과 이용 대상자간의 ‘이용협약서’가 있어, 이를 작성하고 보관합니다. 1년 동안 푸드뱅크를 이용할 것이라는 것을 명시화하고 서류화시킨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푸드뱅크 이용 전산이 있는데, 그 전산에 이용대상자를 등록하면 본격적인 이용이 가능합니다. 이용 기간이 끝나는 다음 해가 되면 여부에 따라 종결 및 연장합니다.
 
보통은 저희가 업체들을 돌아다니면서 기탁을 의뢰하는데, 저희 쪽으로 문의가 먼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업체를 방문해서 푸드뱅크사업 및 운영규정을 설명하고, 복지관과 업체 간의 협약서를 서류화한 뒤 전산에 등록해서 진행합니다.

푸드뱅크 이용대상자는 주로 소외계층이다 보니 편견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걸 받으면 내가 어려운 사람이 되는 것 같다’는 인식이 있는데, 저희는 그런 인식을 조금 깨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려운 사람이 아니더라도 당당하게 와서 받을 것은 받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자유롭게 와서 받고 갈 수 있게끔 유도했습니다. 가끔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제가 처음 사회복지에 대해 생각했던 때는 수학능력시험 끝나고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사회복지에 대한 화제가 한창이었는데, 저도 그런 것을 하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 사회복지를 하게 됐습니다. 물론 제가 사회복지를 결심하게 된 것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한 번 방향성을 잡고 나서는 사회복지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이런 이론을 적용시켜 사회복지를 실천해야 된다’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사회복지를 해보니까 이론을 일일이 다 적용하기가 조금은 힘들었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사회복지 업무가 많았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일이 익숙해지고 요령이 생기면 조금씩 괜찮아졌습니다.

정작 가장 힘들었던 것은 사회복지 현장에서 대상자에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이게 뭐냐’는 반응이 돌아올 때입니다. 반대로 대상자가 다 만족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고맙다’는 한 마디를 해줄 때 보람을 느낍니다. 오히려 질 좋은 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하지 못해 미안할 때가 있습니다.
 
사회복지라는 분야는 단순히 좋은 일을 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직업이 아닙니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보다 자기개발을 하는 등 끊임없이 능력을 개발해야 됩니다.

앞으로 장애인, 여성, 청소년 등 다양한 사회복지 분야를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학문적으로도 대학교만 졸업했을 뿐 학사·학위가 없기 때문에 보다 전문적으로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싶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에 한 획을 그을 수 있는 정책 연구를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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