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인격 세우고 사회적 관계 도모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단체로 나들이를 가는 것보다 소규모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당사자에게도, 사회사업가에게도 유익합니다. 소규모 나들이 방식으로 진행하면 당사자의 인격과 지역사회 관계까지 도모하며 진행할 수 있습니다. 

나들이 사업을 담당하는 사회사업가라면, 나들이 사업을 담당자가 기획하고, 결정하고, 준비하여 몸만 오시면 됩니다가 아니라, 어디를 갈지 누구와 갈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 교통편은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비용은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나들이를 갈 때 당사자가 준비하고 주도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야합니다. 그런데 50명, 100명, 단체로 진행하려다보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를 않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나들이로 진행하게 되면, 얼마든지 당사자와 함께 의논하고 준비할 수 있습니다. 

▲ 나들이 사업의 목적이 여행뿐이라면 차라리 사회사업가보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여행사에 맡기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복지관 나들이 사업, 가급적이면 소규모로 진행하여 당사자의 인격을 세우고 사회적 관계를 도모하는 사업이길 바랍니다. (장애인신문 DB)
▲ 나들이 사업의 목적이 여행뿐이라면 차라리 사회사업가보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여행사에 맡기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복지관 나들이 사업, 가급적이면 소규모로 진행하여 당사자의 인격을 세우고 사회적 관계를 도모하는 사업이길 바랍니다. (장애인신문 DB)
나들이에 참여하는 당사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고 자신의 결정을 존중해주니, 나들이 준비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주저 없이 내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사회사업가가 딱히 부탁드리지 않아도 알아서 역할을 나누고 준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당사자의 인격을 세우고 당사자들이 준비하는 나들이 사업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단체로 가게 되면 누가 누군지 잘 알지도 못할뿐더러, 친분이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시간에 쫓기고, 여러 가지 상황으로 제대로 즐기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소규모 인원으로 나들이를 가게 되면 평소 잘 아는 사람들 위주로 진행할 수 있어서 기획 단계부터 나들이를 진행하는 전 과정에 걸쳐 즐겁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가게 된다고 하더라도(그렇게 진행될 일은 잘 없겠으나) 소규모 인원이다 보니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무궁무진합니다. 나들이 사업을 구실로 관계를 회복, 강화,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담당자가 의지를 가지고 소규모 방식으로 진행하고 싶으나, 기관에서 도저히 허락하지 않는 경우에도 방법은 있습니다. 

단체 참여자들 중에서 나들이 준비 팀을 모집하는 것이지요. 특별히 준비 팀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장애인 나들이든, 어르신 나들이든, 자원봉사자 나들이든, 평소 잘 알고 지냈거나 의사 표현을 잘 하시는 분들에게 부탁하면 됩니다. 이번에 복지관에서 나들이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데, 장소 정하는 부분이나 준비하는데 도와주실 수 있는지 부탁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예전 기관에서 경주에 1박2일 장애인 나들이를 갈 때 그렇게 진행을 했었습니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분들에게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이 있으셨는지, 없으시다면 동해안쪽 바닷가 같은 곳이 좋으신지, 아니면 문화재, 유적지가 있는 전주나 경주가 좋겠는지, 다양한 장소를 알려드리며 의견을 듣고 반영했습니다. 

조를 짜거나 숙소를 정할 때에도 가급적이면 함께 하고 싶어 하는 분들끼리 같은 조에 속하게 하거나 같은 방을 사용하실 수 있도록 했고, 거동이 조금 불편하신 분이 많이 불편하신 분을 도울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부탁을 드렸습니다. 

기관의 여건이나 상황에 따라 한계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당사자의 인격을 세우려고 부단히 노력했고, 이웃 간에 관계를 도우기 위해 힘썼습니다. 

소규모 방식이 어렵다면 처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노력해보면 어떨까요? 

장애인 나들이에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 결정, 참여가 없는 나들이, 어르신 나들이에 어르신의 선택, 결정, 참여가 없는 나들이, 자원봉사자 나들이에 자원봉사자의 선택, 결정, 참여가 없이 나들이를 간다면, 사회적으로 일을 하는 사회사업가로서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나들이 사업의 목적이 여행뿐이라면 차라리 사회사업가보다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여행사에 맡기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복지관 나들이 사업, 가급적이면 소규모로 진행하여 당사자의 인격을 세우고 사회적 관계를 도모하는 사업이길 바랍니다.

※사회사업가 정수현 선생님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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