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희 칼럼>

지금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책이 있는데요. 그 책을 쓴 사람은 한국 여성이고요. 또 청력을 잃은 청각장애인이에요.

왜 그 책이 일본 사람들을 감동시키느냐 하면요. 불우한 어린 시절을 꿋꿋이 이겨내고 일본 도쿄에 있는 국제금융사에서 법무 담당 심의관으로 일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놀랍게도 4개 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고 있다고 하네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김수림 씨고 그녀가 쓴 책은 ‘귀가 안 들리는 내가 4개 국어로 말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김수림 씨는 부모의 이혼으로 시골 외할머니 댁에 맡겨졌는데 열이 몹시 나고 아팠지만 병원에 가지 못했죠. 열이 가라앉은 후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됐는데 그때가 6살이었다고 해요.

그 후 엄마를 찾아 일본에 가게 됐는데 학교에서는 늘 집단 따돌림의 대상이었죠. 그래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말을 해야겠다고 판단하고 어학에 매달렸던 것이 4개 국어를 하는 실력을 갖추게 됐고요. 그 실력을 인정받아 국제금융사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죠.

김수림 씨 살아온 얘기를 들으면 사람의 능력은 정말 무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장애 때문에 못한다는 생각은 빨리 버려야 할 편견이란 것이 분명해집니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 대기업 아들 차동주가 청각장애인으로 나오는데 청각장애인에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뒤에서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어둠 속에서는 대화를 상대방의 입술 모양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대화를 나눌 수 없다는 것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차동주는 자신이 청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숨기며 살다가 많은 사람들이 모인 행사장에서 자신이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그때 차동주가 한 말이 참으로 이상적입니다.

“나는 소리를 못 듣는 사람이 아니라 잘 보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장애를 할 수 없는 부분만 부각시키는데 장애 때문에 더 잘 할 수 있게 된 부분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리는 귀로 들어서가 아니라 눈으로 봐서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청각장애인은 소리를 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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