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영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치과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평생보수교육을 통해 새로운 학문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며, 국민의 구강과 보건 향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제안하기도 하는 곳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원은 2만5,000명 정도 며, 저는 지난 4월 23일 당선돼 열심히 뛰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내건 공약 중 하나가 ‘동네 치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 치과의사하면 ‘돈 많이 벌고 잘 사는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중간계층이 바로 동네 치과인데, 치과의사도 양극화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아주 잘 운영되는 치과가 있는가하면, 자릿세도 내지 못하는 어려운 치과가 있습니다. 지난 해 700개 이상의 치과가 문을 닫은 그런 상황입니다.

소위 ‘피라미드 치과’, ‘가맹점 치과’가 하나 들어오면 반경 2㎞ 안팎의 치과는 초토화가 됩니다. 대형 슈퍼마켓이 들어오면 동네 연쇄점이나 구멍가게가 사라져버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싼값을 내세워서 환자들을 유인한다는 점인데, 하나하나는 쌀 것 같지만 과잉진료로 ‘바가지’를 쓰게 됩니다. 의사가 환자 얼굴을 기억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치과에서 치료 받은 자리가 1~2년 뒤에 탈이 나서 다시 찾아가면 담당 의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시 말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시각, 현행법으로도 금지돼 있는 영리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으로 있는 한,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국민들에게도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치과의료산업진흥법 제정을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습니다.

지금 치과병원에서 쓰는 재료의 90%가 수입품입니다. 세계 치과산업의 규모는 총 200억 달러 정도 추산되고 있는데, 국내 치과산업의 시장규모는 약 9,000억 원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X-ray, 임플란트, 유닛체어 같은 몇몇 국내 제조업체는 이미 세계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들을 지원하면 수입 대체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수출산업으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겠습니다. 자동차나 반도체만이 수출의 ‘효자 종목’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의과에는 의약산업육성법이 있고, 한의과에는 한의학산업육성법이 있는데, 유독 치과산업육성법은 빠져있기 때문에 이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봉사활동은 1919년 조선치과의사회가 조직됐던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발치와 같은 간단한 시술부터 구강계몽과 같은 교육 쪽에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광복절과 6·25전쟁을 거쳐 1970년대까지는 무료 치과진료를 중점으로 활동했고, 1980년대 후반에는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 보철치료를 중심으로 봉사활동이 진행됐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전 국민 건강보험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무료 진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남모르게 무료 진료하는 사람도 많이 있고, 전국에 각 지부와 분회를 주축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스마일재단, 열린치과의사회와 같이 법인화 단체들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차원에서 보건의약단체 등 다른 단체들과 연계해 더 큰 효과를 내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예로 2009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이동진료차량을 동원해 50회 정도의 치과 치료를 실시하고 있고, 법무부와도 협약을 맺어 국내거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밥이 희망이다’라는 북한 어린이 돕기 캠페인에 참여해 북한 측에 매월 후원금 및 생활필수품 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동치과병원은 말 그대로 찾아가는 치과병원입니다. 커다란 버스에 X-ray 등 치과실에 있는 모든 기구와 장비를 장착해놓은 것으로, 국내에는 세 대밖에 없습니다.

해외 봉사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각 지부에서 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단체가 있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자체적으로는 한국국제협력단 코이카(KOICA)·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등과 같이 아프리카, 베트남, 필리핀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과 함께 아프리카 콩고에 이동치과병원 차량을 한 대 지원했습니다. 사단법인 선한봉사센터와는 6·25전쟁 때 참전 국가였던 에티오피아에 의료인을 파견하고 후원금을 전달했습니다.

치과계는 크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치과기공사협회,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한치과기재협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다섯 개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다섯 개 단체가 뜻 있는 봉사활동을 펼치기 위해 2006년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를 결성했고, 이를 통해 북한을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08년 제가 남북구강보건의료협의회 담당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 직접 북한을 방문했었습니다. 우선 평양에 조선중앙적십자병원이라고 해서 구강수술병동 현대화 사업을 추진, 2억 원 가량의 장비 및 물품을 마련해 2007년도에 준공하도록 했습니다.

아울러 개성공업지구에 협력구강병원 지원사업을 계획했고,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를 위해 3억 원의 비용을 들여 이동진료차량을 제작했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 때문에 들어가지 못하고 국내에 있는 실정인데, 처음 만들어진 의도대로 개성을 찾아가 북한 근로자가 진료 받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합니다.

세계적인 한국 치의학 수준을 북한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민간외교로 통일의 밑거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봉사활동은 어떻게 보면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시간이 줄기 때문에 돈과 시간을 뺏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닐뿐더러,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원들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지 않으면 건강한 사회를 만들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차원에서도 개인적인 봉사활동 외 다양한 방법을 통해 봉사하는 사람들의 용기를 북돋아주고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외계층 및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각 시·도 지부별로 봉사활동에 동참할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새롭게 시작할 사업으로는 치과에서 버려지는 폐금을 이용한 대국민 봉사활동입니다.

장애인 등은 치과진료 자체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치아관리에 소홀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장애인을 위한 치과병원이 설치된 곳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특별시에서 시립으로 성동구에 장애인 치과병원을 개설했고, 서초구 보건소를 찾아가도 치과진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지방에는 전남대 치과병원, 부산대 치과병원, 원광대 치과병원 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계속해서 장애인을 위한 치과병원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접촉하고 있습니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해야 하는 역할은 아주 많습니다. 첫 번째, 정부에 의료계 정책을 펼칠 때 치과계와 상의해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두 번째는 의료는 상업이 아니라 인술임으로, 내부의 과열 경쟁을 유도하면서 환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영리법인 치과들을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 세 번째는 대국민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쳐야 합니다. 특히 장애인에게 보탬이 되는 구강보건정책이나 법안들을 제안해 치과진료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봉사하는 치과의사상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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