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복지시론】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 국가 중에서 1위입니다. 날마다 43명의 생명이 자살로 사망하고 있고요. 1년에 줄잡아 1만5,000명이 넘게 소중한 목숨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전 국민의 사망 원인 가운데 자살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서 4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어떠한 자연재난보다도 심각한 재앙 수준입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자살률을 분석을 했는데, 미국에 비해 3배가 높다는 수치를 내놓았습니다. 왜 이처럼 우리나라 자살률이 높을까 궁금증이 더해 갑니다.

첫째 궁금증은 흔히 자살은 우울증 등 정신관련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11 합니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2~3배로 급증하고 있는 동안 우울증 등 정신적 질병이 늘었다는 보고서나 연구 자료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 궁금증은 흔히 살기가 힘들어서 자살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경제적 수준 향상이나 사회복지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주장의 논리적 근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경제적 여건이 지금보다 더 나빴던 1970~80년대 자살률이 지금보다 낮았다는 것 또한 통계가 웅변해주고 있는 사실입니다.

과연 이런 궁금증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을까?

다차원적인 조사나 연구가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자살이 이처럼 보편화되고 많이 나타나게 된 것은 우리사회가 지나친 경쟁사회에 지지체계가 와해된 것이 아닐까 하는 문제를 손꼽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에 양극화 등으로 상대적 빈곤 또는 상대적 불만족이라고 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체감하고 있는 국민이 많아졌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이 됩니다. 그런데도 이런 사람들을 잘 보듬어 줄 수 있는 사회복지적 체계는 미흡하기 그지없다는 것입니다.

자살률을 낮추려면 국민이 모두 행복하면 됩니다. 우선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당장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도움을 주어서 자살을 막는 방법 또한 중요한 내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 자살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를 버리고 나서야 하겠습니다. 자살을 개인적 차원의 문제로 본다던지 체면과 사회적 시선 때문에 도움을 거부해서도 되지 않겠습니다. 자살로 인한 사회 경제적 비용이 수조 원에 이르는데도 자살을 예방하는 비용에는 수억 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자살문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남은 것은 사회복지적 자살예방책을 강구해야할 시점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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