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칼럼]

시각장애인이 자신을 안내해주는 보조견과 함께 지하철을 탔다가 큰 봉변을 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근이양증의 중증지체장애인이 보조견과 함께 국회를 참관하려고 신청했다가 보조견은 입장시킬 수 없다고 제지당하자 아예 참관을 포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사회통합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장애인의 보조자로서 보조견이 여러 가지 역할과 기능을 함에도 불구하고, 보조견에 대한 역할 인식 미비 등 우리의 복지의식 수준은 미흡하기 그지없습니다. 대다수 국민들조차, 심지어 장애인관련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보조견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올바른 인식이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사실 장애인 당사자에 있어서 철저히 훈련된 보조견은 주어진 행동을 행함으로서 장애인에게 보조자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컬어 보조견을 장애인의 분신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은 물론이고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 더 나아가 지적장애인에 이르기까지 전 장애유형을 총 망라해서 장애인의 도우미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 있는 것이 보조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화재와 장애인보조견훈련센터 등에서 훈련하고 있고, 훈련지침에는 중증장애인을 위해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제 일상생활이나 자립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훈련된 보조견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시각장애인에게는 안내견입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어둠을 밝히는 등불 역할을 합니다. 길 안내는 말할 것도 없고, 시각장애인과 일생을 같이 하는 보조견도 있습니다.

두 번째, 지체장애인에게는 봉사견입니다. 특히 손발이 불편한 지체장애인과 근이양증 등 스스로 휠체어조차 굴릴 수 없는 장애인에게 스위치를 켜 불을 밝혀주고, 신용카드 사용도 도와주는 등 힘겨운 봉사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청각장애인에게 있어서는 보청견 역할을 합니다. 소리를 듣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귀를 잘 발달시킨 개를 보청견으로 활용합니다. 이 보청견은 화재, 경보음 등 각종 응급경보음이 울렸을 때 청각장애인에게 민첩하게 알려주는 일을 하는 한편, 전화나 시계, 자명종 심지어 어린이들의 울음소리까지 식별해 청각장애인에게 고지합니다.

네 번째, 지적장애인에게 있어서는 친구견입니다. 지적장애인이나 자폐성장애인은 친구를 잘 사귀기 어렵습니다. 보조견은 동물을 사랑하고 아끼며 정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더불어 살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특수한 사람을 위해 특수하게 훈련된 보조견, 비단 장애인에게 한정된 공간에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공동체에 더불어 생활하는 것에 있어서 보조견의 역할은 크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장애인 보조견이 자유롭게 활동하며 도울 수 있는 사회가 진정한 복지사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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