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 김용옥 조직위원장

이번 20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현재 대구대학교 사범대학 특수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지적장애는 지능발달에 장애가 있거나 지체가 있어 학습 및 적응행동이 낮은 것으로 신변자립, 의사소통, 사회생활 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지적장애는 이전에 정신지체라고 쓰였습니다. ‘지체’라는 말은 ‘머물러 있다’는 뜻으로 불가능하다는 인상을 줬는데, 2007년 10월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에서 지적장애라고 바뀌었습니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나온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등록장애인 224만6,965여 명 중 6.5%인 14만6,898명이 지적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습니다.
 
학문적으로나 인구통계상으로 보면, 전체인구의 약 1%가 지적장애라고 봅니다. 그렇게 치자면 우리나라 4,500여 만 명 중 45여 만 명이 지적장애인인 셈입니다. 45여 만 명 중 32%만이 등록돼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지적장애인의 연령대를 보면 10·20대가 가장 많습니다. 등록장애인 중 50·60대가 43%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적장애인 중 44%가 10·20대입니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은 40·50대가 많아지는데, 지적장애인은 30대에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50대에는 급격히 줄어듭니다. 이는 지적장애인의 수명이 짧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하면, 올바른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적장애인은 자기 권리를 찾는다거나 사회적 지원을 받는 데 상당히 열악한 위치에 있습니다. 교육복지서비스 받는 사람으로 등록된 지적장애인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 이상이 ‘나는 이런 서비스 처음 들어 본다’, ‘거의 받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가 창립된 것은 1973년, 유네스코 후원 아래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때 21개 나라 420명의 대의원이 나와서 아시아 지적장애인을 위한 권리 보장 및 사회참여를 위해 힘쓰겠다고 뜻을 모아 결성됐습니다.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가 만들어진지 벌써 40년이 됐는데, 현재는 16개 나라가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로 대회에서 하는 내용은 학술행사 및 지적장애인 당사자와 그 부모를 위한 행사 등입니다.
 
1993년 서울 롯데호텔에서 11차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를 유치한 이후 18년만입니다. 2003년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확정이 났고, 2009년도부터 유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준비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이사회를 개최해, 회원국과 비회원국을 초청해 준비가 잘 돼 있는지 점검도 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자유를 넘어 행복으로’라는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장애인은 자유나 평등을 이야기하면서복지체제 및 집단 정책을 바꾸는 데 주력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될 분야지만, 이제는 비장애인도 장애인 개개인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권리 및 행복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이제는 사회가 지적장애인의 자아실현 및 행복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적장애인 개개인이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가’ 등에 초점을 맞춰 정책 및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런 부분에 대해 많은 토론과 논의를 했습니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우리나라 복지 및 특수교육 수준이 많이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영국이나 미국의 사례를 갖고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의 사례를 놓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서양에서 추구하는 행복과, 동양에서 추구하는 행복은 다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에는 우리나라 김복연 교수가 나와 특수교육과 동양철학에 대해 강의를 했고, 중국 교수를 초청해 중국에서는 지적장애인에 대한 복지 및 교육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또한 미국은 전환교육, 일본은 생애주기별 서비스와 관련해 발표했습니다.
 
컨트리 리포터라고 해서 아시아끼리 각국의 정책을 발표하면서 비교해보는 자리도 열렸습니다. 일본, 방글라데시,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디아 등이 참석했습니다.
 
마지막 날 총회에서 지적장애인 당사자들끼리 토론하고 논의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지적장애인 당사자가 사회에서 느끼는 불편함 등을 이야기한다는 데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지적장애인이 지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우리사회에서 배제할 순 없습니다. 그렇다고 ‘당신들이 알아서 하세요’라고 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이제는 사회가 좀 더 책임감을 갖고, 주변 사람들이 지적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힘써야 합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비장애인들이 꾸려 나가야할 몫인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아시아지적장애인대회에서는 많은 토론 및 논의를 진행하고, 새로운 방안을 찾고자 여러 가지 기회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부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다시 한 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