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 방귀희

매년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복지의 현주소를 진단해보게 된다.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의 점수를 매긴다면 정부에서는 장애인의무고용제도, 장애인연금제도 등 32년 전 장애인의 날이 제정될 당시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발전을 했기 때문에 90점 이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가 매기는 점수는 다르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것은 정부의 장애인 정책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장애인 예술이다. 사람마다 능력과 욕구가 다른데 장애인이라고 똑같은 욕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획일적인 정책을 펴는 것은 폭력이다.

인구의 2% 정도는 예술적인 끼를 갖고 태어난다고 하는데 그 비율은 장애인에게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 그렇다면 5만 명의 장애인에게는 예술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장애인 복지에서는 이 5만 명의 장애인을 방치하고 있다.

2007년의 ‘장애문화예술인 실태조사’(한국장애인개발원)에 의하면 장애예술인은 91.1%가 발표의 기회가 부족하다고 했다. 장애예술인은 예술 활동의 기회 부족으로 96.5%가 경제적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고 69.3%가 월수입이 전혀 없다고 응답해 장애예술인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임이 드러났다.

장애인 예술 활동이 하나의 직업 활동이 돼서 장애인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장애인 예술 활동은 취미 생활 정도로 생각하고 그것을 직업으로 연결시키지 않았다. 앞으로 장애인 예술 활동이 직업으로 정착이 된다면 장애예술인은 안정적으로 예술 활동을 하며 수준 높은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 인구의 2%를 차지하는 장애예술인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마련한다면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의 만족도가 높아져 장애인의 날이 하나의 축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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