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나눔재단 정진홍 이사장

“해외봉사 다녀온 젊은이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들은 ‘내가 준 것보다 받은 것이 더 많다’고 이야기합니다. 저는 그것이 진정한 나눔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배우고 모자란 곳을 채우는, 이를 통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기본적인 정신입니다.”

아산나눔재단은 故 정주영 선생의 뜻을 담아 만들어졌습니다. 정주영 선생은 가난 때문에 생겨난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이 고생하며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입니다.

어려운 삶을 살면서도 재산을 자기 소유로 생각하지 않고, 어렵고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1977년 아산사회복지재단을 만들어 재산의 반을 내놓았고, 장학금 시행 및 벽촌에 있는 사람들의 의료를 위해 여섯 곳에 병원을 세웠습니다.

현재 사회 양극화 문제가 심화돼 사회적인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이 문제를 아산의 정신을 통해 해소하고자 아산나눔재단이 태어났습니다. 지난 해 정주영 선생의 10주기 때 정몽준 국회의원 등이 모여 개인 재산을 내고 기금 5,000억 원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자립을 목적으로 남을 도왔다면, 아산나눔재단은 청년의 취업 문제 및 양극화 해소를 위한 일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시대에 맞춰 더 심화되고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배우고 익히고 일거리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뜻에서 아산창업캠퍼스를 마련했고, 창업 자금 등을 마련해주는 ‘엔젤기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가 없이 투자하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어느 정도까지 더 도와주는 방식입니다.

또한 넓은 세계를 경험하면서 자아정체성과 동시에 어떤 삶을 창조해나갈 것인지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해외 연수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년에 1,000명을 6개월간 해외로 보낼 생각입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는데,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을 중점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우리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간접적인 지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봉사란 우리가 좀 잘 살게 됐으니 다른 나라를 도와주자는 일종의 우쭐거리는 기분으로 가는 게 아닙니다. 다른 이웃을 살피는 데서부터 바람직한 꿈을 갖고 이룰 수 있는 매개체라고 봅니다.

여태까지 100여 명 정도가 해외봉사를 다녀왔고, 보고서 또한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사람들과 살다보니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았다’, ‘도와주기보다는 내가 도움을 받았다’ 등 굉장히 많은 것을 깨닫고 옵니다.

삶의 철학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게으름 피우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좋은 일에 뿌리를 두면 사는 게 밝아지고, 매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낭비하는 것도 게으름이고, 살면서 남 탓하는 것도 게으름이고, 자신의 일을 책임지고 다 하지 못한 것도 게으름입니다.

시대가 바뀌면서 아산나눔재단이 할 수 있는 일도 끊임없이 변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사회가 남을 배려하고 더불어 사는 사회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는 특정 재단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아산나눔재단은 이를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갈등하는 사회의 모습만을 부각시키지 말고, 그 안에서 보이지 않게 솟아나는 샘물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솟아나는 작은 샘물처럼 흐르는 흐름이 언젠가는 커다란 강을 만들고, 그러면 주변의 삭막한 땅도 좀 더 비옥해질 것입니다.

세상이 어렵다고 많이들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그 상황에 대한 우리의 태도입니다. 여러 가지 구조와 여건도 문제지만, 삶의 주체는 자기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쉽게 절망하지 말고,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자신 있게 삶을 헤쳐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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