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
‘협회장 선거방식’, ‘중앙회·협회·지회의 합리적 운영’ 등에 대한 논의

오는 20일 진행되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제7대 중앙회장 선거에 앞서 후보자들의 공약을 비교해 볼 수 있는 합동 토론회가 13일 대전유성장애인종합복지관 다목적 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날 류종춘 후보는 사퇴 및 기호 3번 김창환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힘에 따라 채종걸, 이규달, 김창환, 김광환에 대한 질의가 주어졌다.

사회를 맡은 에이블뉴스 백종환 대표는 먼저 ‘지장협 중앙회장으로서 반드시 갖춰야할 덕목’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이규달 후보는 ‘리더십’과 ‘공정함’을 중앙회장의 덕목으로 꼽으며 “지난 날 장애인운동을 해왔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덕목이 얼마나 중요한 지 알고 있다. 장애계의 가장 큰 단체의 수장으로서 리더십과 공정함을 발휘해 더욱 발전시킬 자신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창환 후보 또한 ‘리더십’을 덕목으로 꼽았으며 아울러 회원들을 아우를 수 있는 ‘덕망’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밝히며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대한민국으로 폭을 넓혀서 회원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그동안 경험했던 모든 역량을 발휘해볼까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광환 후보는 무엇보다 필요한 덕목은 ‘열정’이라고 강조하며 “어떤 위대한 것도 열정없이 이뤄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 목적 의식을 갖고 지장협을 이끌어갈 것이며, 장애인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중앙회장이 되겠다.”고 단언했다.

채종걸 후보는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정’과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현장에서 겪은 경험과 이론을 발휘해서 법제도 속에서 장애인의 권익을 만들어나가는 게 바로 중앙회장의 역할이다. 내가 바로 그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장협 중앙회장으로서의 필수 덕목은?

이어 사회자는 “지장협이 장애계단체의 대표 단체이지만, 일각에서는 장애계의 현안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하며 “향후 지장협의 역할에 대한 청사진’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김창환 후보는 “장애인 당사자 단체로서의 정체성을 잊어서는 안된다. 과거에는 시혜적인 삶을 살아왔지만, 이제는 정체성을 뚜렷이 해서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받고, 사회에서 더불어갈 수 있도록 지장협이 노력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리더와 행정요원, 회원들이 교육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서 좀 더 나은 단체구성원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김광환 후보는 “발전을 위해서는 중앙회가 먼저 쇄신할 필요성이 있다. 개혁은 단순히 사람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인력들을 교육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연수를 통해 인적 쇄신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더불어 “시스템 자체가 어떻게 돼 있느냐에 따라서 사람이 달라지기도 한다.”며 “각종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채종걸 후보는 “장애계 최대 조직으로서 그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장애계 현안에 대해서 여러 단체와 함께하는 상생의 길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이는 중앙회 안에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재정 마련, 업무 능력 등을 향상했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규달 후보는 “우리의 활동이나 역할이 부족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적이 있는 건 사실.”이라며 “장애계단체 선두 협회로서 현장에서의 투쟁보다는 장애인에 관한 정책을 개발하는 데 힘을 써야한다. 장애인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들이 만들어져야만 장애인 삶의 질이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자, 채종걸 후보에 “지장협은 정치판 입성의 디딤돌?” 질의

4인의 후보에 대한 공통적인 질의를 마친 후, 사회자는 먼저 김광환 후보가 인사시스템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내건 ‘합리적인 상향식 인사추천으로 중앙 하향식 임명제도 타파’ 공약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이에 김광환 후보는 “민주주의라고 해서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독재적인 요소도 사실은 가장 배척해야 할 사안이다. 민주적으로 선출함으로 인해 일부에서 굉장히 과열된 선거로 나타나지 않느냐.”며 “중앙회가 올바른 인사의 원칙과 기준을 갖고 있다면 1~2인 정도를 추천받아 경력 등을 검토해 선정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언젠가 민주주의가 우리가 달성해야 할 목표.”라며 “이후 선거개혁시민위원회를 구성해서 회장 독단적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위원회가 합리적인 기준을 만들어서 선정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채종걸 후보에게는 지난 19대 비례대표로 출사표를 던진 바 있는 이력과 관련해 ‘중앙회장을 국회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채종걸 후보는 “아직 회장 선거가 남아있고, 회장에 당선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일부 말 만들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얘기.”라고 반박하며 “지난해에는 내가 힘이 없기 때문에 직접 국회에 들어가서 장애인을 위한 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장협 회장이 된다면, 중앙회장으로서의 역할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규달 후보에게는 “공약으로 협회장 직선제를 추진하고 있는데, 협회장 직선제를 추진하겠다는 것은 어떤 입장인지 밝혀달라.”는 질문에 던져졌다.

이에 이규달 후보는 “현행 중앙회장 선출 방식이 올바른 방식인지 묻고 싶다. 현행 협회장 간선제 방식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비민주적 방식으로, 자리보존을 위해 지회장은 협회장의 눈치를 보고, 협회장은 중앙회장의 눈치를 본다. 지회장들 중에는 능력있고 소신있는 사람이 많이 있지만, 이같은 제도로 인해 참심한 새로운 인물이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누구나 도전하고 승복할 수 있는 협회장 직선제를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故 장기철 회장 추모사업’ 강조… “당선 위한 공약인가?” 지적

이어진 추가 질의 응답 순서에서 사회자는 채종걸 후보에게 “과거 장애계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故 장기철 회장의 정신에 대해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번 지장협 회장으로 출마하면서는 장 회장의 정신을 받들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며 “입장이 바뀌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채종걸 후보는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며 “초창기 지장협이 너무 힘들어서 재정확보를 위해 야시장이나 주차관리사업 등을 해왔다. 이로인해 장 회장의 지장협의 운동성에 대해 비판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비판’이지 ‘비난’은 아니었다. 진정성 있는 충언을 했고, 어느 조직의 대표성을 가진 사람이나 설립자 및 정신을 계승하는 추모사업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에 김창환 후보는 “이 공약은 그간 중앙회장 선거 때마다 나왔던 사안.”이라고 언급하며 “지장협의 권익과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장애인고충상담센터 내지는 편의시설센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센터장 및 직원들의 유급화가 실천돼야만 발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광환 후보에게 역시 ‘후보는 지난 1996년 故 장기철 회장의 독단적인 운영과 비민주성을 비판하며 당시 협회 퇴진 운동을 했는데, 왜 이번에 내건 공약 사항에 장 회장의 기념사업회를 설립하겠다는 내용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김광환 후보는 “당시 나는 지장협에서만 일하며 도 협회장이 옳은지 회장이 옳은지 잘 몰랐다. 부모 자식간에도 의견이 다를 수 있는데, 장 회장과 나는 장애인복지운동에 대해서 의견차가 많았다.”며 “당시에는 철이 없는 행동이었을 뿐, 장 회장이 돌아가실 때까지 옆에서 보좌를 한 입장으로서 기념사업회 설립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규달 후보에게는 공약으로 내건 ‘시군구 지회의 법인화 방식’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이에 이규달 후보는 “지회장으로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중앙회는 지회에 도움을 주기보다는 그동안 간섭만 하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고 설명하며 “이에 협회에 대한 소속감이나 자긍심도 떨어지기 때문에 지장협의 당당한 구성원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회 발전을 위해 법인화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김창환 후보에게는 ‘공약 중 지회장 급여에 대한 유급화에 따른 재정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후보 간 ‘협회장 선거방식’에 대한 입장 달리해

이어진 후보자간 질의시간에서 김광환 후보는 채종걸 후보에게 “인사시스템 투명성 강화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게 사무총장 임기제 도입인데, 채 후보는 회장이 된다면 지금 현재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채종걸 후보는 “내부사정을 잘 알고 활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무총장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지장협의 전문성과 위상을 높이는 부분에는 있어서 사무총장이 바뀐다고 해서 개혁이 되는 아니다. 회장이 먼저 바뀌어야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규달 후보는 본인이 핵심공약으로 내건 ‘협회장 직선제’에 대한 채종걸 후보의 입장을 물었다.

이에 채종걸 후보는 “가장 합리적인 제도가 ‘직선’이라는 데 있어서는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직선제로 인한 부작용 또한 또 다른 문제라고 본다. 직선제가 도입되면, 모든 회원들이 양분화 되고, 반대 진영은 전부 다 파리목숨이 될 수도 있다. 내가 몸을 담았던 한의사협회에서도 직선제를 실시했는데, 대의원들이 회장 탄핵을 3번 했다.”며 “현 제도의 폐해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이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토론회를 마치며 각 후보들의 마무리 발언이 이어졌다.

먼저 김광환 후보는 “씨앗을 심을 때부터는 아니지만, 싹을 틔우는 과정에서 쭉 함께 했다. 꽃피는 단계까지는 내가 하겠다. 열매는 여러분들이 가지길 바란다.”면서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엇이 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목적 없는 길을 뚜벅뚜벅 걷지 않겠다. 성실하게, 진지하게 살아온 내가 회장이 된다면, 화합하는 단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채종걸 후보는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지장협도 그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권위와 독선이 아닌, 상하 관계가 아닌, 합리적으로 쌍방향 소통을 해야 한다.”며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모두의 용기와 신뢰가 필요하다. 침묵하지 말고, 당당히 우리의 권리를 요구하는 데 내가 선봉에 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규달 후보는 “많이 배우지도 못하고 돈도 없지만, 장애인복지를 위한 투쟁현장에서 어깨동무하던 동지와의 끈끈한 정과 의리로 살아왔다.”며 “벌금도, 조사도, 회유와 압력도 받았지만 이 길을 후회한 적이 없다. 끝까지 함께 달려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김창환 후보는 “능력과 실력과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출마를 위해 전문경영인 두 사람을 이미 채용했다.”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지장협 회원들에게 바치겠다. 지장협을 반드시 행복하고 튼튼하게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제7대 중앙회장 선거는 오는 20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텔에서 대의원 투표로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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