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오후 보건복지부 앞에서 행사를 열었다.
▲ 광화문농성을 지지하고 함께하는 이들이 지난 17일 오후 보건복지부 앞에서 열린 투쟁대회에 모여,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 기준 폐지를 촉구했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 기준 폐지를 촉구하며 지난 8월 21일 시작한 광화문농성이 301일째를 맞이한 지난 17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 앞에서 ‘광화문 농성 살아있네!’ 투쟁 대회를 열었다.

전장연은 투쟁대회발언에 앞서 “300일 동안 장애인의 몸으로는 더욱이 힘든 한파와 씨름하고, 폭염을 견디며 투쟁했다.”며 “지난 해 10월 26일 여성중증장애인 故 김주영 활동가가 활동보조인이 귀가한 뒤 화재 속에서 홀로 대피하지 못해 사망했고, 3일 뒤 장애어린이 박지훈·박지우 남매가 부모가 일하러 간 사이 같은 이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지만 잘 버텨줬다. 모두들 장하다.”고 서로를 격려했다.

▲ 박경석 공동대표 발언.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민중가수를 자청하고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이날 투쟁대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발언과 함께 노래를 불러 문화공연 자리를 만들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 기준이 폐지되는 날까지 함께 투쟁하겠다. 장애해방의 길은 투쟁에 있다.”고 전했으며,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명애 상임대표는 “광화문에서 농성하면서 한파 소식을 들으면 행여 누군가 얼어죽을까봐 걱정했다. 많은 일도 있었지만 나도 아직 살아 있고, 박경석 대표도 살아 있으며, 우리 모두 살아 있다. 더 힘차게 투쟁하자.”고 결의를 다졌다.

이어 각 정당의 연대 및 지지 발언도 이어졌다. 민주당 장하나 의원은 “더디지만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더 이상 거리에서 농성하지 않고, 중증장애인의 권리를 하루 빨리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 또한 광화문의 상징적인 이 투쟁이 역사에 남길 바란다.”고 힘을 보탰다.

진보정의당 송재영 최고위원은 “장애인의 생존권 요구는 언제나 격렬하고 필사적이었다. 비장애인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정책과 제도가 장애인에게는 생존권의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故 김주영 당원이 남긴 활동지원 24시간 보장 염원을 안고, 발달장애인법과 부양의무 기준 폐지를 외치며 걸었던 이진섭·이균도 부자의 염원을 안고, 농성이 또 다시 300일을 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김경자 부위원장은 “무엇보다 정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다. 복지부는 담당 부서인만큼 우리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요구를 애써 외면하는 것은, 가진 것 없는 이들에 대한 예산을 줄여서라도 정부의 예산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연대 의지를 밝혔다.

이날 투쟁대회에서는 장애인등급제 폐지와 권리보장법 제정, 부양의무 기준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더 뜨겁게 복지부 앞마당을 울렸다.

장애등급제 폐지와 권리보장법 제정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대안이나 방안은 없는 상태다. 이에 장애계단체는 구체적인 대안 및 방안 마련을 위한 자리를 갖고, 장애등급제 폐지와 권리보장법 제정을 실현할 것을 촉구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와 관련해서는 유재중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대한 질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재중 의원이 발의한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통합 급여가 아닌 개별 급여 방식으로 전환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생계급여자 수를 늘리는 게 아니라 1년에 몇 만 원 나오지도 않는 교육급여자 수를 늘리는 데 불과하다는 것.

빈곤사회연대 윤영 활동가는 “정부는 부양의무 기준을 완화한다는 방침을 수차례 발표했지만, 기초생활수급자는 단 한 번도 늘어난 적이 없다. 정부는 ‘대상자를 엄격하게 가려내겠다’며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가진 사람이 세금을 내지 않고 재산을 숨겨도 방관하면서, 가난한 사람이 한 달에 2만 원만 벌어도 귀신같이 찾아내 줄이고 잘랐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초생활보장법은 IMF 뒤 쓰러진 사람들이 모여 만든 법이다. 유재중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회에 올라가 논의 중에 있다. 기초생활보장비를 계측하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도 열린다. 우리는 민중생활보장위원회로서 이를 주시하고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 장애인 부모 정종훈 씨.
▲ 장애인 부모 정종훈 씨가 장애인 부모 당사자로서 부양의무 기준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장애인 부모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정종훈 씨는 “수연이 아빠인 나는 34년 동안 장애인부모로 살고 있다. 참 힘들고 마음이 착잡하다. 수연이는 한번 나오려면 다리와 허리 그리고 어깨를 묶어야 만 이동이 가능한데 차가있으면 수급대상자에서 제외된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며 부양의무기준에서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박정선 부회장은 “얼마 전 일어난 예수보육원의 사건은 단지 목사가 나빠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열 달 동안 몸에 안고 있던 아이를 다른 곳에 버려야만 살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그렇게 시설에서 살게된 아이들은 시설장의 배불리기용으로 이용되도록 방관한 정부의 잘못이다. 시설에 들어가는 예산은 어마어마하다. 이를 자립생활 지원으로 전환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언제나 정부는 우리의 요구에 ‘예산이 부족하다’고 핑계만 댄다. 국가는 장애인이 이 땅의 국민임을 거부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한편, 전장연은 투쟁대회를 마친 뒤 복지부 앞에서부터 광화문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행진하는 과정 서 대중들에게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 기준 폐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 투쟁 대회가 끝난 뒤 보건복지부에서 청계광장까지 시내 행진  

▲ 투쟁 대회가 끝난 뒤 보건복지부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하는 모습.

  ▲ 투쟁 대회가 끝난 뒤 보건복지부에서 청계광장까지 시내 행진.  
 

 

▲ 행진하면서 대중들에게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 기준 폐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 행진하면서 대중들에게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 기준 폐지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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