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보위, ‘수급권자 하루잔치’ 열려
빈곤문제 해결 위해 모여…기초법 개악안 반대

▲ 민중생활보장위원회의 ‘수급권자 하루잔치’가 지난 23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 민중생활보장위원회의 ‘수급권자 하루잔치’가 지난 23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2013 민중생활보장위원회의 ‘수급권자 하루잔치’가 지난 23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민생보위는 지난 달 5일 발족한 이후 여러 활동을 하고 있지만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최저생계비 현실화 ▲수급자 권리 보장 강화 ▲종합적 빈곤정책으로서 기초생활보장제도 강화 등 수급권자들의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아 보신각 앞에 모여 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자 마련한 자리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바자회와 각종 상담 등을 시작으로 수급권자들의 목소리를 알리는 만민공동회와 문화 행사로 진행됐다.

▲ 바자회에 참여한 미국인 한 여성.
▲ 민생보위 김윤영 황동가.

사회를 맡은 민생 보위 김윤영 활동가는 “우리의 목소리를 좀 더 다양하게 알릴 기회로 뜻깊은 행사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이어 나갔다.

김 활동가는 “얼마 전에 어떤 분을 만났는데, ‘이런 생계비 주면서 일도 못하게 하는 것보다 쥐약 주는 게 낫겠다. 살아보려고 고물이라도 좀 주워서 용돈이라도 하려 하면 수급 잘라버린다고 협박하기 바쁜데 이게 무슨 복지냐’고 하더라.”라며 “사람 괴롭히는 최저생계비, 기초법 제대로 개정하라고 여태 투쟁했는데, 막상 더 나쁘게 개정한단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만민 공동회에서는 여러 가지 힘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정숙 활동가는 의료급여의 문제점에 대해서 날선 목소리로 비판했다.

▲ 바자회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모습.
▲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정숙 활동가.

김 활동가는 “가난해도 돈 때문에 아파서 죽는 일은 없어야 한다. 48만 원으로 한 달을 살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 사람들이 아파서 병원을 못 가고, 그러다 보면 더 많이 아픈데 또 돈이 없어서 병원을 못 간다.”며 더 이상 이 악순환을 막아야 한다고 대변했다.

그는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건강하고 문화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국민의 권리로 조금이라도 인정한다면 아파도 병원 못 가는 일, 돈 없어서 병원 못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귀와 눈 닫지 말고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똑똑히 현실을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목경화 대표는 “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 밑에 자라면서 가족과 단절되는 이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기초생활수급을 신청하면 연락도 안 되는 한 부모 때문에 부양의무 기준에 맞지 않아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혼모 시설 또는 모자보호시설에서 생활할 수 있음에도, 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양의무제는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는 것.

한국예술종합학교 배한솔 씨는 “사실 기초생활보장제도나 최저생계비에 대해서 잘 알지 못 했다.

▲ 민중생활보장위원회의 ‘수급권자 하루잔치’가 지난 23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 한국예술종합학교 배한솔 씨.

하지만 이번에 쪽방 촌 체험을 통해 그분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보면서 최저생계비와 마주해봤다."며 ”둘러보면서 현실을 보니까 뉴스나 신문에서 보던 최저생계비 액수들은 대체 어느 나라에서 통용되는 생계비인지 알 수가 없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왔다.

이어 “개학하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친구들에게 알리고, 더 많은 친구들과 함께 이런 활동에 참여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김은정 간사는 “이번에 정부가 최저생계비 5.5% 올렸다고 온갖 자랑한다. 현재 최저생계비로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데 지난해 대비 고작 5.5% 올렸다고 자화자찬은 어불성설이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김 간사는 “중요한 것은 최저생계비 수준이 어떻게 바뀌는 게 아니다. 이번에 중앙생활보장위원회가 최저생계비를 내년 1월~9월까지만 적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2015년부터는 권리성 조항을 법률에서 없애버림으로써 최저생계비 삭감 통보를 쉽게 할 수 있게 되는 것과도 같다.”며 ”굉장히 주목해야 하고, 정부의 시도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수급자의 소득 인정액과 수급자들의 급여를 합친 것이 최저생계비 이상이 되도록 법률에 규정하고 있고, 정부는 국민에게 반드시 지급해야만 하는 구조다.

용산 참사진상규명위원회 이충연 씨는 “법이라는 게 생긴 이유는 권력층의 횡포에 빈민층의 기본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다.”라며 “기초생활보장법이 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제도인데 개악한다는 것은 현 정부가 빈민과 서민을 적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재벌에게는 너그럽지만 빈민에게는 이렇게 냉혹한 현실로 내모는 것은 인간으로 대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부산 반빈곤센터 최고은 씨는 부산에 기초생활수급자 한 남성의 생활을 지켜보면서 느낀 바가 많다고 했다.

최 씨는 “수급비 40만 원 조금 넘게 받는데 한 달에 월세만 15만 원이다. 나머지 30만 원 돈으로는 오로지 식비로 사용한다. 놀라운 것은 최소한의 식비에만 지출하는데도 최저생계비 금액보다 초과 금액이 발생한다.”며 “중생보위에서 최저생계비 책정하는 사람들이 이 돈으로 한 번 살아 봐야한다.”고 질책했다.

만민공동회에 이어 물 풍선 터뜨리기 ‘가난해서 화가 난다!’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이들은 가장 없어지길 바라는 제도를 향해 물 풍선을 힘껏 던져 그들의 맺힌 분노를 터뜨렸다.

한편, 수급권자 대동한마당 문화공연에는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박영애, 김후숙 회원이 품바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 대표.

이어 고양예고 3학년 한결 씨의 색소폰 연주와 성신여대 메이데이의 율동 공연, 박준 씨의 노래 공연 등의 행사가 진행됐으며, 정의당 김명미 부대표와 노동당 서울시당 맹명숙 부위원장의 격려 발언이 있었다.

끝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가 자리해 마지막 투쟁의 발언을 보탰다.

박 대표는 “힘들더라도 이런 뜻깊은 자리에서 문화 공연 즐겁게 즐기고 힘내자.”며 “아무리 울어 봐도 거지 취급만 있을 뿐 복지는 없다. 승리하는 길은 투쟁하는 것뿐이다.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권력이 가난의 개념을 정하게 하지 말고, 우리가 투쟁으로 정하자.”고 의지를 불태웠다.  

 

▲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있다.
▲ 시민들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알리고 있다.
▲ '부양의무제', '최저생존비', '강제 노동, 가짜 소득' 등이 적힌 표적을 향해 물풍선이 터지는 모습.
▲ 정부가 정하는 최저생계비 4인 가구 품목들. 닭 1만1,730원, 감자 3,000원, 반찬통 3,000원, 소고기 1만5,300원, 가족 외식 2만4,000원 등의 금액이 적혀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
▲ '부양의무제', '최저생존비', '강제 노동, 가짜 소득' 등이 적힌 표적을 향해 물풍선이 터지는 모습.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박영애, 김후숙 회원의 품바 공연.
▲ 바자회에서 옷을 고르고 있는 모습.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김은정 간사.
▲ 민주노점상전국연합 동대문중랑지역연합회 박영애, 김후숙 회원의 품바 공연.
▲ 건강세상네트워크 김정숙 활동가.
▲ 고양예고 3학년 한결 씨의 색소폰 연주하는 모습.
▲ 민생 보위 김윤영 활동가.
▲ 성신여대 '메이데이'의 율동 공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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