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협 10주년 기념’ 기자회견 및 문화제 열려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18일 오후 2시 복지부 앞에서 출범 10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머 1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투쟁 의지를 다지는 자리를 가졌다.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18일 오후 2시 복지부 앞에서 출범 10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열머 1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투쟁 의지를 다지는 자리를 가졌다.

‘시설에서 자립으로, 시혜에서 권리로’를 외치며 투쟁해온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이하 한자협)가 어느덧 출범 10주년을 맞아 18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기자회견 자리를 가졌다.

한자협은 2003년 10월 20일에 출범해 이동권 투쟁을 시작으로, 교육의 권리, 차별금지, 소득보장, 활동보조서비스 등 다양한 요구들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들을 전개해왔다.

이러한 투쟁의 역사는 자립생활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모아져 지역사회 곳곳의 중증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센터를 구심으로 조직화되는 동력이 됐다.

한자협은 기자회견에 앞서 “2003년 10월 20일 창립한 이래 한국 사회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 쟁취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함께한 모든 동지들에게 감사한다.”고 서로를 축하했다.

한자협 양영희 중앙회장은 “우선 10주년을 맞아 기쁘고, 10년이 흐른 만큼 장애인들의 삶에 여러 가지 좋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장애인의 기본적인 생활권마저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지만 우리 모두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회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결의를 다졌다.

한자협에서 활동보조위원을 맞고 있는 박홍구 위원장은 “그때는 제가 머리숱이 많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머리숱이 별로 없네요.”라고 농담을 던지며 “출범 당시 구성원은 20~30인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노력해 활동보조 지원제도도 만들고 장애인차별금지법도 만들어냈다. 우리 굴하지 말고 앞으로 열심히 투쟁하자.”고 굳은 결의를 함께 했다.

앞으로의 10년, 더 큰 변화를 ‘소수자의 힘’으로

10년의 장애인자립생활역사는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해서 한자협을 비롯한 여러 장애계 단체의 노력 끝에 대도시 중심으로 지하철 역사에 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가 설치됐고, 저상버스와 특별교통수단이 도입되기 시작하는 변화를 맞았다.

또한 2005년 12월을 시작으로 2007년 4월까지 강력하게 투쟁한 끝에 전국에 활동보조서비스 제공을 이뤄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제도는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특히, 장애등급제나, 부양의무제는 여전히 장애인들에게 넘어야 할 벽으로 존재하고 있다.

기쁜 날인 반면 나아가야 할 길이 멀기에 각 협의회 대표들은 연대 발언과 투쟁 발언을 통해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봤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최영하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 ⓒ최영하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대표는 “10주년, 모두들 축하한다. 한자협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 자리로 설명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복지부 앞에서 우리의 소리를 이야기한다는 그 자체가 우리의 굉장한 변화고 혁명.”이라고 격려했다.

또한 “우리는 장애해방을 정착하기 위해서 투쟁한다고 생각한다. 동지들은 한자협으로 설립된 조직이다. 한 조직인 이상 장애해방을 만들어가는 이 길에 정치가 아닌, 타협 없는 투쟁으로 끝내 쟁취했으면 좋겠다.”며 소수자의 힘으로 권력과 법만 중시되는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을 바꾸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어 정의당 문정은 부대표는 “한자엽 모든 분들이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주거권, 노동권 그리고 활동보조 서비스를 비롯한 많은 장애인들의 권리를 위해서 직접 투쟁한 성과로 이 자리에 함께 한다.”며 여러 노고와 10년의 투쟁 결과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문 부대표는 “장애인의 복지는 그 나라의 복지지표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장애인 복지는 물론, 기초노령연금과 각종 연금 공약들을 거슬러 역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는 높이며 “산업재해 1위, 교통사고 1위인 대한민국에서 장애는 우리의 문제라는 것을 새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장애인들의 권리 쟁취를 위한 국회 입법화 활동과 시민들에게 이 문제를 알려나갈 수 있도록 당 차원에서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투쟁 발언 이어나간 한자협 노금호 부회장은 지난 2003년, 지금보다 훨씬 열악했던 자신의 대학 시절을 떠올리며 한자엽 투쟁을 역사를 자랑스러워했다.

이어 노 부회장은 “이뤄낸 성과가 많은 한편, 투쟁 속에서 우리 선배 동지님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봤다. 우리의 죽음이 대체 무엇에 의해 기인됐고, 무엇 때문에 이렇게 죽어가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며 “장애를 사회적으로 낙인찍고 사회 속에서 당당한 시민으로 살 수 없게 만드는 장애등급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등급제 없애겠다고 해놓고서는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는 상황에 우리가 갈 길이 멀지만, 너무 급하게 가는 것도 우리를 더욱 지치게 할 수 있으니 힘들면 한 걸음 쉬어 가고 그러다 보면 더 힘이 날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경남 협의회 송정은 부회장. ⓒ최영하 기자

한자협 경남 협의회 송경민 부회장은 3년 전 나쁜 환경의 시설에서 한 평생 살다가 돌아가신 한 분에 대한 이야기로 입을 열었다.

송 부회장은 “우리 협회와 복지부관계자가 함께 그 시설을 방문했을 때 그곳은 득실거리는 이와 곰팡이, 오래된 음식들이 산재해있었다. 그날 복지부와 시청 관계자를 설득해서 그 곳을 신고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분이 그분이지만 얼마 전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분이 10년을 그곳에서 먹은 것은 암바사와 카스텔라뿐 이었다. 그런 그가 나와서 생전 처음 마트를 가보고 너무 좋아하더라.”며 “나이 50세가 되도록 마트 한 번 못 가본 삶이 3년 전 장애인의 삶인데 복지부는 예산이 없다고 말할 수 있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끝으로 "정부는 앞으로의 10년 장애인의 말을 들어달라. 지역사회 시민답게 자유를 위한 예산 만들어 달라."며 "앞으로의 10년 기대해보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한자협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복지부 앞에서부터 종로 보신각까지 거리를 행진했다. 이들은 줄지어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권리 보장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행진 도착지인 보신각에서는 10주년 문화제가 마련됐고, 떡 케이크 커팅식과 함께 각 지역 대표들은 차별과 억압이 적힌 천을 찍는 등 의미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기자 회견이 끝난 뒤 보건복지부 앞에서 종로 보신각까지 행진하는 모습. ⓒ최영하 기자
▲ 10주년 문화제에서 떡 케이크 컷팅식 진행하는 모습. ⓒ최영하 기자
▲ 관객석에서 억압을 상장하는 노끈을 원으로 둘러놓고 억압의 의미를 자르는 퍼포먼스 모습. ⓒ최영하 기자
▲ 10주년 문화제에서 떡 케이크 커팅식 진행하는 모습. ⓒ최영하 기자
▲ 각 지역 대표들이 차별과 억압이 적힌 천을 찍는 퍼포먼스 모습. ⓒ최영하 기자
▲ 관객석에서 억압을 상장하는 노끈을 원으로 둘러놓고 억압의 의미를 자르는 퍼포먼스 모습. ⓒ최영하 기자
▲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홍구 활동보조위원장. ⓒ최영하 기자
▲ 각 지역 대표들이 차별과 억압이 적힌 천을 찍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는 모습. ⓒ최영하 기자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