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장애인연합, 여성장애인 지원 예산 증액 촉구 기자회견

▲ 여성장애인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장애인 지원 예산 대폭 증액을 촉구했다. ⓒ최영하 기자
▲ 여성장애인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장애인 지원 예산 대폭 증액을 촉구했다. ⓒ최영하 기자

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여성장애인 교육지원 예산 등을 대폭 삭감함에 따라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장애인 지원 예산 증액을 촉구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에 따르면, 내년 복지부 예산안은 올해 총 14억5,200만 원이었던 여성장애인 지원 예산 가운데 63.4%인 9억2,000만 원을 삭감한 5억3,200여만 원으로 편성됐다.

여성가족부·교육부의 유사 중복사업이라는 이유로 여성장애인의 교육지원예산 5억7,600만 원이 전액 삭감됐으며, 출산 비용 지원 예산 역시 8억7,600만 원에서 대폭 삭감해 5억3,200만 원으로 조정한 것.

▲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권순기 상임대표. ⓒ최영하 기자
▲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권순기 상임대표. ⓒ최영하 기자

한국여성장애인연합 권순기 상임대표는 “2/3가 절감된 예산에 대해 우리 여성장애인들은 정말 처참하고, 비참한 상황.”이라며 “헌법 제10조에 모든 사람들은 평등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왜 여성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가.”라며 통탄했다.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도 여성장애인들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고, 장애인복지법에서도 여성장애인들의 교육과 인권을 보장하도록 하는데 왜 정부가 나서 여성장애인의 교육권을 말살하려 하는가.”라며 인간다운 삶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유영희 공동대표는 “복지는 일방적으로 받는 게 아니라 누군가에게 다시 베풀 때 이상적인 복지 실현이라고 생각해 받은 그 이상 봉사하며 사회와 나눴는데, 돌아오는 것은 이런 비참한 현실인가.”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유 공동대표는 “의무교육 세대에 태어나서 분명히 교육을 받아야될 천부적 인권을 타고났는데,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초등학교 문턱도 못 갔다. 여성장애인에게도 교육은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권리.”라고 질타했다.

이어 “한 달에 기저귀, 분유 값만 따지고 봐도 지원금 100만 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데, 없는 살림 그것마저 줄이면 어떻게 살라는 말인가. 없는 것을 만들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있는 것을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라며 여성장애인들이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했다.

목포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이미진 소장은 여성장애인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최소한의 삶의 보장을 촉구했다.

이 소장은 “교육받지 못하면 성폭력에 시달려도 성폭력인지 알 수 없고, 교육받지 못하면 온갖 차별을 받아도 알 수가 없고, 교육받지 못하면 폭력을 당해도 알 수가 없다.”며 “정부의 이런 태도는 여성장애인들은 국민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진 연대발언에서도 여성장애인들의 교육권과 출산지원 예산 증액을 촉구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여성단체연합 김경희 공동대표는 “교육은 살아가면서 필요한 자신의 욕구를 키우게 하는 원동력이다. 교육 받지 못하면, 욕구가 뭔지 생각이 뭔지 알 수가 없다. 가장 기본적인 것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매우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어 “복지 예산을 축소하는 이유는 본인들이 장애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산을 정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겪어보지 못했더라도 장애인을 이해하고,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며 정부의 낮은 인권 감수성을 질타했다.

김 공동대표는 “정부는 장애가 없어도 장애를 이해하고 주변과 함께 나누는 인권 교육에 앞장서야 한다.”며 “인권 교육과 장애감수성 교육에 더 예산이 분배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삭감된 9억여 원이 얼만큼의 돈인지 잘 모르지만, 국회의원들이 9억 원 예산에서 숫자를 지워갈 때 동시에 우리의 삶도 사라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힌 “박근혜 대통령 후보 시절 분명히 모든 복지예산 절때 삭감하지 않겠다고 공약 내세웠다. 그러나 당선된 뒤 태도는 어떻게 변했는가.”라며 “복지 예산 중 장애여성 9억 원 삭감에 대해 미안해하는 태도마저 없다.”고 현 정부의 태도에 대해 언성을 높였다.

이어 박 사무국장은 증액은커녕 삭감된 예산에 대해 더 이상 묵고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 ⓒ최영하 기자
▲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 ⓒ최영하 기자

끝으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은 “역대 정부 어느 하나 장애인을 위해 힘써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 했는지 알고 있느냐.”며 세상이 바뀔 때가 왔음을 강조했다.

또한 “교육부와 유사 중복사업이라는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매우 궁색한 변명.”이라고 질타했다.

이 같은 논리라면 각 부처에서 행하는 다양한 교육 예산을 모두 없애고, 국회 안에서 실시하는 관련 교육도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

이 사무차장은 “교육예산을 삭감하는 것은 생존 말살과도 같은 사악한 의도가 담겨있다.”며 “아무리 우리를 위협해도 끝까지 살아남아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여성장애인연합은 이날 오후 3시 복지부와 면담 시간을 가졌다.

면담에서 복지부 장애인 서비스 지원과 이상희 과장은 "예산을 삭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회에서 여성장애인 관련 지원비가 다시 원상복귀 될 수 있도록 여성장애인연합단체에 협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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