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서 영국 ‘스페셜 칼리지’ 연수 결과 발표
발달장애성인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해 실제적으로 독립생활과 직업 준비를 위한 평생교육 기관 확충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회복지법인 유린보은동산과 국회의원 박홍근 의원실은 ‘성인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위한 직업중심 평생교육의 필요성과 대안’ 토론회를 8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영국의 성인 발달장애인 전환교육 체계인 ‘스페셜 칼리지(special college)’ 견학 연수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해, 이와 같은 체계의 필요성에 대해 공유하고 토론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국에서는 16세까지 장애인의 정규 기본교육이 비장애인과 동일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통합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16세 이후에 교육 서비스를 더 원하는 경우에는 ‘스페셜 칼리지’를 입학할 수 있는데, 발달장애성인 지원 체계의 선진 모범 사례로 꼽히고 있다.
‘스페셜 칼리지’의 목표는 개인이 꿈꾸는 것을 키우도록 돕고, 개인이 어떤 이상을 갖고 살아갈 것인지 준비하도록 하며,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를 돕는 것.
주요 특징으로는 ▲장애인의 성공적인 성인 전환을 목표로 한다는 점 ▲장애정도, 교육 내용에 따라 특성화 ▲독립생활 교육 ▲직업 교육 ▲개별화 교육과 PCP(인간 중심계획:Person centered planning) 적용 ▲기숙사와 지역사회 내 주거시설: 24시간 독립생활 교육 체계 ▲사회적 역할 강화 ▲발달장애인 특성에 따른 보완적 의사소통 ▲각 장애인에 대한 정확한 사정 및 정부의 관리감독 ▲지역사회와 밀접한 소통·교류 ▲학교의 예산은 복잡한 산정 기준을 통해 개인에게 기금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원광장애인종합복지관 최미영 사무국장은 “발달장애인의 성인 전환교육이 적절히 이뤄지지 못한 채 방치되는 한국의 현실 속에 영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페셜 칼리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며 “고등학교 졸업 후 평생교육을 통한 발달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교육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발달장애인들은 이러한 성인 전환 교육체계를 통해 최소한 자신의 삶이 의미를 갖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려보내는 무기력한 삶을 보내지 않는다는 것.
유린보은동산 김재훈 선임연구원 또한 “발달장애성인의 사회적 역할 강화를 위해 영국에서의 ‘스페셜 칼리지’ 경험이 방향을 세우는 데 중요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 선임연구원은 “독립생활과 직업생활을 두 축으로, 체계화된 교육 체계와 학교별로 특성화돼 있는 직종별 교육은 발달장애성인의 사회적 역할을 위한 서비스의 양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에서 그 양을 확대하는 방향 중 하나로서 훌륭한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토론자들은 대부분 영국의 ‘스페셜 칼리지’ 표본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발달장애인의 평생교육 지원을 위해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함께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 박인용 대표는 “개인에게 지원하든 교육기관에 지원하든 예산 지원이 확대돼야만 발달장애인 전환교육 체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발달장애인법에 근거해 광역 및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경상남도 사천시처럼 ‘장애인 평생교육 진흥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공적 책무로 추진하는 것이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아울러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직업중심 평생교육기관을 설립할 때 농업전문기술학교를 고려해 보자는 제안도 제기됐다.
시흥시 행복나눔일터 박찬호 원장은 대부분의 직업재활시설에서 발달장애인들에게 제공되고 있는 2차 산업 분야의 단순 제조·조립 직종에 비해 1차 산업 분야가 △설비 투자비가 적다는 점 △실패한다 하더라도 전환이 용이하다는 점 △수익을 높일 가능성이 2차 산업에 비해 더 높다는 점 등의 이유를 들며 발달장애인을 위한 농업 직종의 적합성을 주장했다.
한편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유린보은동산 측은 “현재 한국의 발달장애인 지원체계는 유아로부터 청소년까지의 생애주기에는 교육적 역할을 보장하고 있으나, 성인으로 전환된 이후에는 그 생애주기에 맞는 적절한 지원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라며, 발달장애성인 전환 교육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