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소식입니다. 얼마 전 모두를 경악하게 한 포천빌라 살인 사건에서도 시신이 발견된 집안에는 8살 아이가 부모의 보살핌 없이 방치돼 있었는데요. 이런 방임도 엄연한 아동 학대지만 심각성에 대해서는 저평가 받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유림 기자입니다.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방 안에서 누구의 보살핌도 없이 혼자 지내온 8살 아들.

바로 옆 방에서는 시신 두 구가 발견돼 충격을 더했습니다.

지난 4월 대구에서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2살짜리 아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않고 방치했다.

숨지게 한 비정한 아버지가 여론의 따가운 비난을 받았습니다.

'아동학대' 중 이 같은 방임은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유형입니다.

최근 3년 동안의 통계에서도 방임은 30%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신체나 정서학대보다 월등히 많았습니다.

사망 아동이 겪은 학대 유형도 방임의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는 않지만 방임은 다른 유형보다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INT 안정숙 교수 /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소아정신과
"기억력, 학습능력, 정서조절 능력들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학습장애라든가 반사회적인 행동 보이는 품행장애 등이 나올 수 있고…"

하지만 사회·제도적 관심은 낮은 게 현실.

현행법은 아동을 유기하거나 의식주 등 기본적인 보호 등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아동학대로 규정하는 수준입니다.

INT 홍창표 팀장 /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팀
"(미국의 경우) 아이가 집에 혼자 있는 경우에 신고하게 되면 경찰이 직접 방문해서 아이를 격리보호를 합니다. 부모는 아동학대로 수사하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좀 더 강하게 아이를 보호할 수 있는 법률이 제정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다음 달 시행될 아동학대범죄처벌 관련 특례법에도 방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은 여전히 없어 효용성이 의문시 됩니다.

끊이지 않는 방임문제.

전문가들은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은 물론 아동보호기관 확충 등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도 더욱 탄탄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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