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몇 급 인간입니까?” 팻말에 장애등급을 적은 장애인들이 거리로 나섰다.

14일 광화문에서는 장애인, 농민, 노동자,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모여 대규모 민중총궐기를 진행했다.

이날 민중총궐기는 박근혜정부의 노동시장구조개악, 밥쌀수입 강행과 TPP가입추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같은 노동자 민중을 탄압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행태를 비판하기 위해 이뤄졌다.

민중총궐기 사전대회로 빈민해방실천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예산맞춤형 장애등급제, 지자체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 추진 등 장애인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는 정부를 규탄하기 ‘빈곤과 차별의 사슬을 끊자! 2015 빈민·장애인대회’라는 표어를 내걸고 서울역 광장에서 빈민·장애인대회를 열었다.

대회 중에 거센 비가 쏟아졌지만, 자리를 뜨는 이는 없었다. 더욱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며, 그들의 의지를 하늘에 전했다.

발언자로 나선 홈리스 행동 이동현 상임활동가는 정부의 하층노동자, 빈민에 대한 태도를 비판했다.

그는 “신자유주의는 하층노동자, 빈민에 대한 공격으로 시작됐다. 하층노동자들의 사회보험을 해체하고, 빈민들을 위한 지방정부 복지정책 또한 해체했다. 이제, 우리의 투쟁은 생존권 싸움이 됐다.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하며, 투쟁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을 다짐했다.

이 활동가의 발언으로 시작된 대회는 장애인 노래패 ‘시선’의 문화공연으로 더욱 열기를 가했다.

‘시선’의 멤버인 김경민 씨는 공연을 마친 뒤 장애인의 이동권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씨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좌석버스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더니, 겨우 한 명 탈 수 있는 공간만 만들어놓고, 장애인 좌석버스를 만들었다고 자랑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라며 “우리들에 대한 억압이 탄압이 더 심해질수록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투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지난 4월에 있었던 존속 살인사건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30일 새벽 서울 중랑구에서 70대의 아버지가 41세의 아들을 망치로 뒷통수를 때리고, 목을 졸라 죽인 사건이 있었다. 아들은 지적장애 1급 판정을 받았고, 아버지는 자기가 죽으면 자기 아들이 다른 사람에게 부담이 될까봐 죽였다고 답했다.

끊이지 않는 죽음, 국가는 무엇을 했는가?

이 사건에 대해 박 대표는 “왜 아무런 잘못 없이 망치로 맞아 죽어야 하는가? 왜 아버지는 자기가 죽으면 아들이 타인에게 부담될까 걱정을 해야 했던 것인가?”고 물으며 “아들이 맞아죽을 때, 대한민국은 무엇을 했는가? 이 사회는 무엇을 했는가? 이렇게 비극적인 사건에 왜 아무도 답해주지 않는 것인가?”라고 정부의 장애인 외면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덧붙여 박 대표는 장애등급제폐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해 광화문에서 3년째 농성하고 있다고 말하며 앞으로의 투쟁 의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

박 대표는 “인디안의 기우제는 반드시 성공한다.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고 말하며 “우리도 그럴 것이다. 더 이상 이 사회에서 장애인이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장애인들도 당당히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 질 때까지 농성할 것.”이라고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민중 총궐기 사전 빈민·장애인 대회 조직위는 결의문 낭독을 끝으로 사전대회를 마치고, 광화문으로 행진했다.

서울역에서 시청까지 행진한 장애인들은 폴리스 라인에 막혀 광화문까지 진입하지 못하고, 시청 앞에서 약식 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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