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간하는 ‘젠더리뷰-기획특집’에 단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장수정 부교수와 프랑스어과 류선정 부교수는 ‘여성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방안으로서의 제언’을 실었다.

이 연구에서는 정부가 시행중인 시간제 일자리의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담겼다.

현재 한국노동시장은 성별분업현상이 강하고 출산과 휴가정책이 부족한 현실에서 출산과 양육시기에 비경제활동 상태로 돌아가 전업주부에 머무르고 있는 경력단절 여성이 많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경력단절 여성은 205만 3,000여 명이고, 이 중 육아를 이유로 일을 포기한 여성이 31.4%이다.

또한 여성정책연구원에서 지난 2013년 실시한 시간선택제를 선호하는 이유에 자녀보육과 교육을 위해서 답한 비율이 40.6%를 차지한다.

이에 지난해 5월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출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여성을 위한 시간제 일자리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이 30대 중반에 현저히 낮아지는 ‘M자’형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경력단절 여성의 고용률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추진됐다.

시간제 일자리… 낮은 임금, 부족한 복지 수혜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여성 시간제 근로자 임금은 월 평균 약 67만 원에 불과하다. 근로형태별 월평균 임금에서 시간제 근로자 임금은 정규직 근로자의 약 1/4수준이다. 또한 정규직 근로자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41.3시간이고 시간제 근로자는 20.1시간이다.

또한 시간제 근로자의 고용보험, 건강보험, 국민연금 가입률이 각각 13.3%, 17.5%, 18.8%로 비정규직 중 가장 낮다.

아울러 시간제 근로자의 퇴직금 수혜율은 14%이고, 상여금은 17%, 시간 외 수당은 9%에 불과하다. 또한 유급휴일을 이용하는 시간제 근로자는 9%에 그쳤다.

이에 연구진은 “여성의 시간제 근로 임금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며 “비정규직에 해당되는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복지 수혜와 사회보장제도의 혜택도 정규직 근로자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시간제 일자리의 최소 근로시간 보장과 임금 개혁이 시급하고, 시간제 근로자의 불안정하고 낮은 수준의 사회보장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재정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정부의 보육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시행되거나, 남성의 양육참여 등에 대한 개선방안 없이 이뤄지는 시간제 일자리는 오히려 직장일과 가사로 인한 여성의 장시간 이중 노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시간제 일자리, 프랑스 사례 참고해야

프랑스의 근로 형태별 차별 금지 법규는 전일근로자와 시간근로자 간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지위와 임금에 있어서 동등 대우를 원칙으로 하고 있고, 성과급, 식비와 교통비, 해고보상금, 근속수당에는 ‘시간비례적 보호원칙’이 적용된다.

또한 시간제 근로자를 위해 주당 최소 24시간 근로를 보장하고 의료보험을 확대 적용하며 노사협상을 의무화 하는 등 시간제 근로환경의 개선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프랑스는 산모가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전환하기를 원한다면 고용주는 이를 허락해야하며, 가족수당은 소득에 상관없이 지급된다.

직장 여성은 출산, 입양, 병가 등의 휴가 후에도 시간제 근무 또는 휴직을 선택할 수 잇는데, 그 기간 동안 자녀 양육을 위한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에 연구진은 프랑스처럼 시간제 일자리가 여성의 생애주기에 맞춰 출산·양육·경제활동 준비에 안정되게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이 한국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 방안으로는 ▲전환형 시간제 일자리 마련 ▲시간제일자리의 고용보장을 위한 보호장치 마련 ▲시간제 근로 수요에 맞는 일자리 창출 ▲돌봄권 보장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그동안 정부는 안정된 고용보장 안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신규로 늘리는 것에 치중했다.”며 “그러나 신규 채용보다는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는 일자리와 그에 대한 보호장치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여성의 생애주기에 따라 안정적인 일·가정 양립 지원 방안으로의 시간제, 그것을 선택할 수 있는 여성의 권리로서의 담론 이행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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