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임성현 회장(한국사회복지시설단체협의회 상임공동대표)

지금 한국사회는 혼동과 혼란의 블랙홀에 빠져있다.

이것은 비단 국가적 시스템의 문제도 있지만 그 중심은 리더의 부재, 무능, 무책임이라는 하모니(harmony)가 작동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기에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선거를 조명하여 본다.

지난 3년전 한국사회복지사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자신들의 리더를 선택하였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한국사회에서 사회복지사의 위상과 체면은 현재 우리 전 국민들이 겪고 있는 부끄러움에 견주어 별반 다름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최순실, 박근혜 게이트 국면에서 이 나라의 유일한 희망은 광화문 광장에서의 국가의 존재 이유와 변화의 요구를 묻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땅의 사회복지사들 에게는 광화문이 없는듯하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우리 80만 사회복지사의 자존이다. 외형적으로는 국내 최대의 전문가 조직체이다. 우리의 치부이니 지난 일은 묻어버리고 서로 용서와 화합으로 새로이 출발하자는 몇몇의 의견이 과연 설득력이 있을까? 시간이 걸려도 명확히 시비를 가려야한다. 그리고 도덕적 책임을 포함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물어 그야말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제한된 학연, 지연 고리로 연결된 영역인지라 작은 부정이든 큰 부정이든 양해되고 미덕으로 용인되는 관행은 이제 끊어야 한다. 문제는 이제까지 나타난 문제가 특정 인물의 문제라기보다는 우리 협회에 내재된 조직의 한계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점이다. 이제까지 협회는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었다기보다는 회장의 정치적 성향, 도덕적 기준, 운영철학 등이 지나치게 작용하여 결과적으로는 밀실인사, 개인의 영달을 위한 협회의 도구화 등 문제점으로 나타난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문제의 근원인 리더십의 문제를 극복해야 하며 이를 위하여 현행 회장 선거 제도만은 반드시 개혁되어야 한다.

현 선거제도 문제점은 유권자의 제한이다. 현재는 최근 3년 혹은 2년간 회비를 납부한 회원에 한하여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인바, 1만 여명이 투표하여 선출된 회장에게 80만 사회복지사의 대표성을 부여하기에는 매우 취약한 구조이다. 물론 대의원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던 역대 회장보다는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 실시한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선거에서 150여명의 회원만으로 회장을 선출하면서 대한민국의 사회복지계의 대표성을 부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장의 수많은 문제제기는 매우 설득력이 있다.

혁신의 방법은 현재 회원으로 가입된 80여만명 모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평등선거, 보통선거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세금이 체납된 국민에게는 선거권을 제한하는 나라가 있는가? 현 제도의 취지는 일정부분 동의한다. 회비를 납부한 것은 조직의 참여도와 충성도를 확인하는 현실적 방법이며 선거관리의 문제 등 한계 때문이라는 것인바, 선거의 기본인 보통선거, 평등선거 차원에서 보면 그 논리가 박약하기 그지없다. 따라서 과감한 혁신적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선거 공고와 함께 일정기간동안 회원 전원에게 일간지 공고를 통하여 선거참여 신청을 받고 신청자의 회원자격 여부만 전산으로 확인되면 투표권을 부여하는 방식을 제안한다. 비현장 사회복지사의 무분별한 참여, 혼탁한 선거운동 우려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 선거제도의 제한된 대표성의 문제, 협회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제안하는 방식이 현 방식의 한계를 상쇄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선거참여 신청 자체가 참정권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에 이를 거부할 논리는 매우 박약하다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선거의 방식 또한 현 온라인 전자투표 방식을 유지하면 투표자가 늘어난 것 외에는 특별히 다른 것이 없다. 이미 사회복지사 자격증은 전산 관리가 되고 있으며 이를 온라인 신청을 통하여 자격과 고유 아이디만 부여하여 현행 방식으로 투표하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관리상의 문제는 없다. 결국 이는 선거관리의 문제가 아닌 철학의 문제이다. 곧 집행부와 기득권자의 의지의 문제이다.

이를 위한 현실적이며 유일한 방법은 80만 사회복지사 한명 한명이 포기할 수 없는 주권자라는 의식을 가지고 권리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복지사에게 광화문 광장은 없다. 그러나 아직은 미약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사회복지사들이 SNS 등을 통하여 개혁적 제안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에 100만 촛불 부럽지 않은 사회복지사의 광장이 펼쳐질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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