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은 열린 포럼 행사장에서 3대 핵심의제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활짝 열린 포럼’을 열었다.
▲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은 열린 포럼 행사장에서 3대 핵심의제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활짝 열린 포럼’을 열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일정이 마무리되기 하루 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3대 적폐인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인수용시설 폐지를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5월 25일 정부서울청사 옆 세종로 공원에 ‘광화문 1번가’를 설치해 ‘열린 포럼’, ‘국민마이크’ 등을 통해 국민에게 정책 제안을 받았으며, 12일 국민인수위원회 일정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20대 국정전략’과 ‘100대 국정과제’를 선정해 오는 13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며, 청와대와 조율한 뒤 19일 대국민 발표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광화문 1번가에서 진행된 열린 포럼에서 장애인 3대 핵심의제가 주제로 다뤄지거나 논의된 적도 없고, 부양의무자 기준의 경우 급여별 폐지가 아닌 인구학적 기준에 따른 ‘부양의무자 기준 완화안’이 발표된 상황이다.

이에 공동행동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3대 적폐 청산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며, 지난 11일 오후 5시 열린 포럼 행사장에서 3대 핵심의제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을 촉구하는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활짝 열린 포럼’을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장애인수용시설 폐지 약속 지켜라!”

▲ (왼쪽부터)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이형숙 공동상임대표,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활동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조아라 활동가
▲ (왼쪽부터)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광화문 이형숙 공동상임대표,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활동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조아라 활동가

공동행동 이형숙 공동상임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장애인 3대 적폐 청산 약속을 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제 이를 지키기 위한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공동상임대표는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자 기준, 탈시설 관련 기자회견을 매일 한 번 이상 열었다.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최초로 3대 적폐 청산을 약속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 100대 국정과제에 우리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한번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조직실장은 장애등급제의 역사가 곧 장애인 차별의 역사라며 문재인 정부가 장애등급제 폐지를 통해 그동안 은폐하고 배제했던 장애인의 삶의 권리를 되찾아 달라고 요청했다.

조 정책조직실장은 “장애등급제는 지난 2010년부터 ‘장애등급심사’ 및 재심사가 도입돼 운영되면서 장애인들을 사회에서 배제하는 장치로 작동했다.”며 “보건복지부는 UN장애인권리협약에 따른 장애인위원회의 권고사항마저 무시하며 의학적인 손상의 기준만을 강화해 많은 장애인이 오히려 기준에서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장애인 복지예산이 지난 2014~2015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율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그 기간에 인상된 6,000억 원의 예산 대부분은 장애인거주시설 운영지원에 대한 예산이 중앙정부로 환원됐기에 증가한 예산.”이라며 “이러한 자연증가분을 이유로 복지가 확대됐다고 말할 수 있는가. 장애인들이 실제로 느끼는 복지 체감도는 큰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는 2018년까지 진행될 단기 서비스제공기준 개편안을 보면 여전히 장애인 관련 사업을 중·경증으로 나눠 진행한다고 하는데, 개편의 방향이 제공목적과 특성에 따르는 것이라면 중·경증 기준을 유지해야 할 필수적인 이유가 있는 사업은 하나도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박근혜식 장애등급제 개편을 이어받아서는 안 되며 ▲OECD 평균 수준의 예산 확보 ▲개인별 욕구와 필요에 따른 개인별지원체계·공적복지지원체계 구축 ▲서비스의 다양화와 자기결정 권한 강화 ▲공공서비스 인프라 확대와 전달체계 공공성 강화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 등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조직실장이 장애등급제 폐지 당위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현수 정책조직실장이 장애등급제 폐지 당위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는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빈곤사회연대 정성철 활동가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우리나라 빈곤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정부는 인구학적 기준이 아닌 급여별 폐지를 통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에 힘을 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지난 2015년 조사에 따르면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을 신청한 가장 큰 이유는 어려운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서(80.17%)다. 하지만 신청자 중 절반이 넘는 67.59%가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보다 많다는 이유로 탈락했다.”며 “낮은 급여별 선정기준과 보장기준, 비현실적 기본재산 공제액과 소득인정액, 근로능력평가와 조건불이행 탈락, 이행급여 폐지 등 선정·시행 과정에서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이어 “까다로운 선정 기준은 거대한 사각지대를 낳고 있으며, 수급비 가지고는 생활이 안 돼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숫자가 아니다. 하나하나의 숫자마다 삶이 걸려 있다.”며 “단기적으로 당장 올해 하반기 주거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이 시급하다. 더불어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를 위한 절차를 밟아 수급조차 받지 못하는 이들과 수급권을 언제 빼앗길까 불안에 떨며 살아가는 이들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조아라 활동가는 시설-국가-국민이 유지해 온 ‘침묵의 카르텔’을 끊어야 할 때라며 탈시설을 선택이 아닌 권리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희망원 사태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설인권 침해문제는 어느 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시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구조와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시설은 개인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 억압적이고 계급화 된 관계를 요구하는 감옥 같은 곳이다. 권리로서의 탈시설은 우리들에게 생존의 문제와도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나라 3만1,000여 명의 시설인을 위한 탈시설 정책은 아직까지 한 번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최초로 이를 약속한 만큼 탈시설을 통한 자립생활 정책으로의 근본적인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 내 탈시설·자립생활전환과 설치 △탈시설지원센터 설치를 통한 탈시설 전환주거 서비스 제공 △자립생활주택·탈시설 독립주택의 설치·운영 △탈시설 정착금(자립지원금) 제도화·현실화 △범죄시설 폐지와 탈시설 정책 추진을 위한 대구희망원 시범사업 실행 등을 서둘러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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