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뇌병변장애인의 날 한국대회에 참석한 참석자들.
▲ 세계뇌병변장애인의 날 한국대회에 참석한 참석자들.

매년 10월 첫째 주 수요일은 세계뇌병변장애인의 날이다.

세계뇌병변장애인의 날은 뇌병변장애인이 ▲대중의 인식 ▲시민의 평등권 ▲의료 및 재활 ▲삶의 질 ▲사회적 기여 ▲교육 등 6가지 주제를 통해 ‘We are here, I'm here’이란 표어로 전세계에 그들의 존재를 알리는 날이다.

이에 한국뇌병변장애인협의회(이하 한뇌협)은 지난 30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2017 세계 뇌병변장애인의날 기념 한국대회’를 개최했다.

한뇌협 이원교 부회장은 발표를 통해 뇌병변장애인이 겪는 어려움과 정부의 부족한 지원을 꼬집었다.

▲ 한국뇌병변장애인협회 이원교 부회장.
▲ 한국뇌병변장애인협회 이원교 부회장.

그는 “뇌병변장애인만큼 중복장애, 그 외에 많은 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라며 “중증 뇌병변장애인은 거의 80%가 일상생활 보조가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생활을 하는데 활동보조, 의사소통, 의료 등 다양한 서비스가 지원돼야 한다. 정부와 국가가 사회적으로 깊이 있는 논의와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부족한 의료지원 현실을 지적하며 “MRI 등 한번씩 검사를 할때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뇌병변장애는 노화가 진행될수록 장애 진행이 심해진다. 젊었을 때부터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의료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의료뿐만 아니라 고용부분에서도 뇌병변장애인은 어려움을 겪는다.

장애인고용공단 자료에 따르면 뇌병변장애인의 고용률은 19.3%에 불과하다. 이는 지체‧시각장애인의 고용률이 60%가 넘는 것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치다.

이 부회장은 “병원비가 비싸서, ‘돈을 벌어야겠다’ 생각해도 일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통계대로, 10명 중 8명이 일을 하지 못함에도 취업문제에 대해 전혀 대안이 없다. 그렇다 보니 대다수 뇌병변장애인은 빈곤한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도 우리 힘으로 돈 벌어서 쓰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의료비 지원, 고용 지원 등을 이야기하면 정부는 예산 효율의 문제로 답을 꺼려한다.”며 “이 자리에 우리가 있음을 알리기 이전에 우리의 어려움과 문제를 스스로 꺼내고 그것들에 대한 정당한 대안을 요구하면 좋겠다. 우리도 지역사회 함께 살고 싶은 욕구를 가진 시민 주민, 국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가족에게 가르쳐 주고, 정부를 위해서 외쳤으면 한다. 우리는 그러한 힘을 갖고 있다.”고 더 나은 삶을 위해 끝까지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을 독려했다.

이 부회장의 말처럼, 뇌병변장애인은 장애인의 권리 보장, 각종 제도 지원 요구를 위한 장애인 운동에서 중심 역할을 해왔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는 “장애인 연금, 활동지원서비스 등을 얻어내는 데 뇌병변장애인이 큰 역할을 했다.”며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활동가들이 장애인 연금을 위한 삭발을 한 적이 있다. 그것이 현재 장애인연금 6,000억 원의 예산이 됐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위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이 휠체어에서 내려와 한강대교를 6시간동안 건너 적이 있다. 대다수가 뇌병변장애인이었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한뇌협이 장애인 운동 중심에서 역사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에 뇌병변장애인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의사소통 지원 △접근성 확보 △이동권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노경희 사무국장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당사자가 원활하게 의사소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현재 제공되고 있는 보완대체의사소통기기 활용 위한 주변기기 지원, 교육, 지역사회에서 인식개선 위한 안내서 보급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접근성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손 떨림 등으로 정보 기기의 사용에 어려움을 느낀다. 일상생활에서 뇌병변장애인이 정보 기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에 정책 지원 관련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한뇌협은 세계뇌병변장애인의 날 한국대회에서 다룬 6가지 주제가 결국 뇌병변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기반이라며, 사회 인식 변화와 정부의 지원 마련 등을 강조했다. 

그들은 “중증 장애가 있더라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여러 조건들이 다 지원되면, 우리는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세계뇌병변장애인의 날을 맞아 다시 한번 힘을 내 우리가 지역사회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함께 만들어 가보자.”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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