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는 자타공인의 문화대통령이다.
그가 문화대통령으로 칭호를 받은 것은 수 백 만장의 앨범 판매 기록수치나 그의 독특한 춤이나 작곡 수준 때문만은 아니다. 대한민국 대중연예계의 문화를 바꾸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 시스템을 바꿔 놓았기 때문이다.

당시 트로트와 발라드가 대세였던 가요계에 댄스와 힙합을 가지고 들어옴으로써 10~20대가 주요 소비 세력으로 등장하게 했다. 기획사의 독점에 반하여 직접 소속사를 설립했고,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제도에 대해 저항하며 기존 주류 문화를 바꿔 놓아 버렸다.

집권 1년차에도 80%대의 높은 국정지지율을 보이는 문재인 대통령.
고용지표나 경제성장률 등을 살펴보면 과거 정부들과 비교해 봤을 때 괄목할 만한 큰 성과는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우리가 접한 것이라곤 관료들과 커피한잔 마시며 산책하고, 국민을 안아주거나 프롬포터 앞에서 연설하는 이미지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높은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지난 26일에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
여러 의미를 부여할 만한 회담이었으나, 이전의 다른 정상회담과 큰 차이점을 드러낸 것은 형식의 파괴다.
정상회담이라고 하면 떠오를만한 ‘절차와 형식’은 간소화하고 ‘만남과 대화’라는 핵심에 무게중심을 둠으로써 기존 정상회담의 문화적 전환을 보여 주었다.

대한민국 사회는 너무나 진부한 형식들이 존재한다.
이를 관료적이고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하지만 형식에 대한 비판대신 옳게 일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다.

사회복지현장을 보더라도 다양한 형식들이 존재한다.
일의 성과와는 별 상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용보다는 형식에 대해 너무나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관행적으로 짜인 형식은 조직의 발전을 저해한다.

미션과 전략, 계획과 평가, 조직개편 등을 통해 우리의 변화를 촉구해 보지만 잘 풀어내지 못하는 것은 주어진 절차와 형식으로만 접근했기 때문이다.
각각 파편화된 형식으로 접근했으니 서로가 부자연스럽고 어깃장을 낸다. 부자연스러우니 건강한 문화로 형성되기 어렵다. 문화에 대한 관점보다는 당장에 주어진 형식과 성과에만 집중하는 데서 오는 문제이다.

관습에 저항하고 조직과 사회를 넓게 바라보며 선택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주어진 형식과 규정에 얽매인 리더보다 건강하고 새로운 문화를 위해 행동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그런 리더의 선택과 행동들이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조직에 필요한 것은 수치와 실적보다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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