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 1급, 경력 15년, 동종경력 10년이면 전문적인 리더일까?
3년마다 묻는 평가지표에서 리더의 전문성을 이렇게 측정하고 있다.

리더의 전문성 지표가 이렇게 만들어진 이유는 퇴직공무원, 법인의 친인척 등 소위 낙하산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한 사회복지사 외에 다른 자격직종의 인력유입을 막기 위함이다.  

이 지표를 주장하는 집단은 리더의 과업수행 능력을 들어 정당성을 주장한다. 

자격이 상이하거나 경력이 미천한 사람이 리더가 되면 과업수행에 어려움이 있고 이는 고스란히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이런 사람들에 의해 비리, 인권이슈 등의 조직문제가 발생된다는 논리이다. 증명할 수는 없지만 나름 타당한 주장이다.

리더의 전문성이란, 가치와 철학, 비전과 방향성을 바탕으로 소통, 판단, 결정, 추진 등의 기술적 요소의 집합체이다. 때문에 전문성이라는 것은 정량지표로 측정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대부분의 다른 평가 및 인증지표에서는 리더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직의 문화, 상징물, 시스템 등에서 실제적으로 리더십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파악해 내려고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 평가지표의 리더의 전문성은 오랜 세월동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왜 그럴까? 

우선 리더들이 원한다. 그것만으로 리더의 전문성을 인정받는 것 만큼 손쉬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새로운 도전이 필요 없어 편하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는 구성원들이 원한다. 자격만 갖추고 경력만 되면 리더가 될 수 있으니 더 없이 손쉽다. 또한 자기 영역을 다른 영역의 경쟁자로부터 지킬 수 있는 이득도 있다.

평가는 정확한 목적과 일관성을 가지고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사회복지시설평가지표를 보면 이해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발견된다.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br>
승근배 계명복지재단 양지노인마을 원장

리더의 전문성이 그러하며 사례관리도 그러하다.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종합사회복지관이야 사례관리지표가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른 유형들도 천편일률적으로 사례관리가 들어가 있다. 사회복지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들이 모두 사례관리가 되어버린 이유이기도 하다. 지표에 의해 기술의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는 이유이다.

이는 평가지표에 집단의 이해관계가 개입되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초자치단체는 관리감독, 기관은 서비스 질,이를 주관하는 공공기관은 조직의 정체성과 지속가능성 등이다. 

중요한 것은 가장 큰 이해관계자인 지역사회와 당사자는 배제되어 있다. 이것이 사회복지시설 평가의 가장 핵심적인 오류이다. 모든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당사자 관점의 평가를 요구해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지역사회와 당사자의 관점으로 접근해 볼 때, 굳이 리더의 전문성이라는 평가지표가 필요할까? 지역사회와 당사자 관점에서의 리더의 전문성이란 무엇일까? 

적어도 사회복지사1급, 경력 15년, 동종경력 10년이면 리더의 전문성이 우수라는 사실은 우리가 만든 허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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