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둘째아이를 가진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고, 배가 제법 나와 임산부 티가 난다. 

매일 아침 우리 부부의 최대 관심사는 아내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서 출근하는지 여부다. 왜냐하면 아내가 오래 서 있으면 다리와 허리가 아픈데, 무엇보다 밑에서 잡아 당기는 듯한 아픔을 크게 느끼기 때문이다. 

임산부 배려석이 비어있다면 당연히 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자리를 왜 임산부 배려석이라고 스티커를 붙여 표시하고, 임산부가 이 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안내방송 할까? 이런 생각을 한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임산부 배려석에서 잠을 청한다거나 스마트폰을 하며 마냥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배려의 뜻은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이다. 배려하는 마음은 아름답다. 그러나 배려의 전제는 ‘내가 인심 써야 함’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안 해도 되는 일’처럼 여겨질 수 있어 불편하다. 

문득 임산부 배려석이 아니라 ‘임산부 권리석’으로 이름을 변경한다면 임산부들이 당당하게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소한 임산부 배려석에 앉으면, 스마트폰은 잠시 주머니에 넣어두고 주위에 임산부가 있는지 살피자. 만약 주위에 임산부가 있다면 흔쾌히 자리를 양보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길 바란다. 더 나아가 일반석에 앉아 있더라도 임산부 앰블럼을 가방에 달고 있는 여성을 발견한다면 먼저 자리를 양보하여 임산부를 배려하는 문화가 생기면 어떨까?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