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원격수업 장기화… 자막서비스는 지난해 대비↓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 자막서비스 전 강좌 확대와 수어서비스 도입 등 건의

“저는 구화(입 모양을 읽는 것)를 할 줄 알아서 자막 없이도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지만 수어만 하는 친구들은 아예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구화를 하더라도 강사가 뒤돌아서 말할 땐 알 수가 없고, 자막이 나오더라도 어느 부분을 말하는지 알기가 어려워요”

비대면 원격수업으로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자막서비스의 필요성이 높아진 반면, 실제 서비스 제공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지난 국정감사 당시 한국교육방송공사(이하 EBS)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서비스가, 지난해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교육부는 ‘장애학생 원격수업 지원계획’을 마련해 시·청각장애 학생에게는 원격수업 자막, 수어, 점자 등을 밝혔다. 반면, EBS는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도 자막 서비스가 줄어, 청각장애 학생들은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진행된 국정감사 당시 EBS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초·중 교육과정 강좌 총 2,034편 중 자막파일을 제공한 강좌는 1,472편(72.4%)으로 지난해 2,587편(85.4%)보다 줄었고, 고교의 경우는 지난해 9,947편(66.5%), 올해 8,254편(66.9%)으로 비율 자체가 저조했다. 게다가 수어서비스는 평생교육 외에는 전혀 제공이 되지 않고 있다.

EBS 청각장애학생용 자막파일 제공 현황.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
EBS 청각장애 학생용 자막파일 제공 현황.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실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자막과 수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학생들은 강사의 입모양을 읽으며 강의 내용을 이해하거나, 수업 종료 후 속기록을 보고 강의 내용을 파악해야 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사가 등을 돌리거나 영상 화질에 따라 입모양을 명확하게 볼 수 없고,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 학생은 한국어와 수어의 문법체계가 달라 이해하는데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 28일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EBS와 교육부에 자막서비스 전 강좌로 확대, 수어 서비스 도입 계획 수립 등을 건의했다.

더불어 자막 오·탈자 검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소리의 강·약이나 톤으로 주요 부분을 강조할 때 자막만으로는 강조점을 알기 어려워 자막 폰트나 색을 달리해 강조점을 표시하는 등 자막의 질 개선도 함께 요청했다.

한편,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은 장애인의 일상생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16개 장애인단체들이 연합해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협의체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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