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문화현장]을 쓰는 김호이 객원기자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를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문 콘텐츠를 만들며 언론사에 연재를 하고 있는 김호이 기자가 웰페어뉴스를 만나 인터뷰와 함께 문화 현장으로 갑니다.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그의 현장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문선호 사진가
문선호 사진가

'남는 건 사진 뿐'이라는 말이 있다.

세상을 떠난 사람과의 추억을 사진을 통해 그리워하거나 자신 그리고 타인의 젊은 시절을 온전하게 기록하는 도구다.

지난 3월24일부터 4월5일 까지 문선호 작가의 전시 '문선호 사진, 사람을 그리다'가 인사아트센터에서 진행됐다.

문선호 사진가는 세계적인 초상 사진작가 유섭 카쉬의 영향을 받아 한국인이라는 주제로 사진 작업을 지속하며 한 시대에 이름을 남긴 한국인들을 분야별로 정리하고자 했으나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그의 유족들이 뜻을 이어 받아 ‘한국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이번 사진전을 열었다.

전시에서는 기자가 인터뷰 했었던 배우 이순재와 성악가 조수미를 비롯해 김대중 전 대통령, 삼성의 창업가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 등 각 분야에서 한 시대에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젊은 시절 모습이 그림으로 그려낸 듯한 흑백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는 2부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1층에는 미술인을 비롯한 문인, 방송인, 성악가, 정치인 등 분야를 막론하고 한 시대를 풍미한 한국인들의 초상 180점을 볼 수 있었다.

그의 사진을 보며 인상 깊었던 점은 사진 속 인물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은 자유롭고 인간적인 모습이 담겨 있어 꾸며내지 않은 날것의 장면을 보는 것만 같아 눈에 띄었다.

문선호 사진가가 찍은 배우 이순재[사진= 가나아트센터]
문선호 사진가가 찍은 성악가 조수미[사진=가나아트센터]

1층을 보고 2층에 올라가니 로비에는 카메라를 매고 있는 작가의 생전 모습의 사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수많은 화환들이 있었는데, 그걸 보며 ‘그리워 하는 사람들이 참 많구나’ ‘잘 살았던 분이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다.

문선호 사진가가 생전 쓰던 카메라

2층에는 문선호 작가의 초기사진들이 전시 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 노는 모습을 담은 1964년작 ‘군동’과 금색 물감으로 겹겹이 쌓아 칠한 듯한 ‘석양’ 등 그의 감성과 따뜻한 시선에 매료되는 느낌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인간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문선호 작가는 이름과 함께 자신이 찍은 사진을 남겼고, 이 사진은 그가 죽은 후에도 누군가에게 큰 추억을 남겨주고 있다.

죽어서 이름과 함께 뭘 남기고 가면 좋을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전시회다.

군동(아이들), 1964년, 제3회 신인예술상 최고상 수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군동(아이들), 1964년, 제3회 신인예술상 최고상 수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결투B', 1966, 호주 멜본 국제사진전 최고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결투B', 1966, 호주 멜본 국제사진전 최고상. [사진 가나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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