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문화현장]을 쓰는 김호이 객원기자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를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문 콘텐츠를 만들며 언론사에 연재를 하고 있는 김호이 기자가 웰페어뉴스를 만나 인터뷰와 함께 문화 현장으로 갑니다.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그의 현장이야기가 이어집니다.

필립 콜버트의 랍스터

“내가 랍스터가 될 때, 나는 아티스트가 된다.”고 말한 이가 있다.

그는 데미안 허스트, 마크 퀸, 트레이시 에민 등 세계적인 스타를 발굴해 낸 런던의 사치갤러리가 선택한 아티스트인 필립콜버트이다.

유럽 전역은 물론이고 미주와 아시아까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콜버트의 랍스타 친구들이 서울 광화문 한복판(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랍스타 랜드 만들었다고 해서 다녀왔다.

세종문화회관과 미술관 사이 계단에 광화문을 다 가진 듯한 채로 랍스타 한 마리가 서있어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봄날에 잘 어울리는 봄꽃을 쓴 콜버트의 랍스타를 보며 따뜻한 기분으로 전시장에 들어가자 보그 전 편집장이 필립 콜버트를 앤디워홀의 뒤를 잇는 제 2의 앤디워홀이라고 극찬한 이유를 알만한 앤디워홀의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팝 아트 작품이 있어 눈에 띄었다.

선인장 안에 들어간 랍스터부터 만화 캐릭터 아기상어가 연상되는 듯한 상어 모양을 한 랍스터가 있었다. “상어가 랍스터를 잡아 먹은걸까?”, “랍스터가 상어를 잡아 먹은 걸까?”라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작품이었다.

랍스터 조각상 뿐만 아니라 사람과 랍스터가 어울려 노는 듯한 흥미로운 그림 작품을 보며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듯한 그림작품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선생님과 함께 온 아이들이 작품을 보며 “선생님 이건 뭐에요?”라고 질문을 하는 모습을 보며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었다.

필립콜버트가 가장 존경하는 예술가는 미디어 아트의 대가인 백남준이라고 한다.

그래서 인지 백남준에게 영감을 받은 헌정 작품들로 전시 되어 있었는데 백남준이 살아온 나라에서 처음으로 연 이번 전시는 필립 콜버트 작가에게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걸리버 여행기에서 영감을 받은 듯 거인을 전선으로 묶고 있는 소인국 사람들의 모습을 움직이는 화면으로 작품의 역동성을 살렸다.

이와 함께 TV를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전선들이 늘어져 있는 게 수염처럼 보이는 작품도 있다.

1층을 다 보고 다음 전시장으로 넘어가기 전 앉아서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걸 다 보고 내려가면 다음 전시실로 갈 수 있다.

지하 전시실도 그림과 랍스터 동상들이 있었고 문어가 된 상어 탈을 쓴 랍스터, 꽃을 쓰고 있는 랍스터 등 윗층에서 동상으로 봤던 랍스터들이 지하에서 그림이 되어 또 다른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반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랍스터가 하루 일과를 보내는 랜드마크를 만화영화처럼 그려낸 공간을 보며 평온한 느낌이 든다.

이와 함께 캡틴 아메리카가 된 랍스터가 적들과 맞서 싸우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에는 적장에 루이비통과 샤넬, 구찌가 적힌 걸 보며 명품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이를 보며 기자가 인터뷰 했던 존리 대표가 “부자는 명품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필립 콜버트 전은 작가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고, “인간의 상상력의 끝은 어디까지 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전시다.

 

 

 

저작권자 © 웰페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