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문화현장]을 쓰는 김호이 객원기자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를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문 콘텐츠를 만들며 언론사에 연재를 하고 있는 김호이 기자가 웰페어뉴스를 만나 인터뷰와 함께 문화 현장으로 갑니다. 사람과의 만남을 좋아하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그의 현장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자신의 그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멍때리기 대회 창시자 웁쓰양 작가

학교를 다닐 때 멍때리지 말라며 선생님께 혼났던 경험 한번쯤을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멍 때리는 건 시간낭비라며 비생산적 행위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멍때리기는 시간낭비가 아니라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불안감 없이 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멍때리기 대회가 있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다.

경주마처럼 달리기만 하다가 번아웃이 오는 친구들을 보면서 해결책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멍때리는 마음의 휴식 시간 없이 달리기만 하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었다.

멍때리기 대회는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대회이자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대회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크러쉬 라는 유명 연예인이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점도 놀라웠지만 이 대회가 하나의 예술퍼포먼스 라는 점을 듣고 매우 놀랐다.

2014년 서울에서 시작한 멍때리기 대회는 중국, 대만, 홍콩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걸 보며 K-POP을 넘어 한국에서 만들어진 대회까지도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과연 멍때리기 대회는 누가 만든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있던 중에 멍때리기 대회의 창시자 웁쓰양 작가 <그림 좋다>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멍때리기 대회는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었지만 대회의 창시자 웁쓰양 작가는 세상을 재밌게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는 원래 회화를 했던 웁쓰양 작가가 멍때리기 대회 등 다양한 퍼포먼스 예술을 하면서 9년 동안 멍때렸던 회화의 재시작을 알리는 전시였다.

그는 과연 또 세상에 어떤 떠들썩함을 가지고 올까 라는 생각에 23일 전시회에 다녀왔다.

연남동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미로처럼 얽혀있는 동진시장의 골목에 플레이스 막1이라는 갤러리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가자 노랑 긴머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 물을 마시고 있는 그림이 가장 눈에 띄었다. 그래서 작가에게 물어보자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고 해서 인상이 깊었고, 작가 사진을 찍을 때도 그림과 똑같은 포즈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작가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멍때리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멍때리기를 만든 것처럼 회화 작가로서 9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멍때리는 시간을 가졌던 건데 결과적으로는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에너지가 됐기 때문에 멍때리는 건 사람들에게 더 좋은 에너지를 주는 행위”라고 말했다.

“어떤 것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더 열심히 해서 그걸 넘어서는 방법도 있지만 때로는 떠나있거나 거리를 둠으로써 더 좋은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웁쓰양 작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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