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패럴림픽 관련 성명… 메달보다 도전과 열정 응원하는 분위기 형성에 찬사

‘이기는 스포츠’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스포츠 문화가 바뀌면서 이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변화된 스포츠 문화를 환영하며, 그 관심이 패럴림픽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기대를 전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8일 끝난 도쿄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이 보여준 순수한 열정과 의지 그리고 이에 아낌없이 화답한 국민들의 뜨거운 성원에 큰 감명을 받았다.”며 “이것이 진정한 스포츠 정신의 표현일 뿐 아니라 인권 친화적 스포츠 문화 형성에도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오는 24일에는 패럴림픽이 개최된다. 이번 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선수들이 즐겁고 행복한 가운데 경기에 나설 수 있기를 기원하며, 국민들도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로 선수들에게 힘을 보태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인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는 올림픽 등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메달, 그 중에서도 특히 금메달 획득을 통한 국위 선양에 우선적인 목표를 뒀다. 이를 위해 국가에서 직접 소수의 우수 선수를 관리·육성하는 엘리트체육 정책을 시행했고, 결과적으로 올림픽에서 세계 10위권에 드는 스포츠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그 이면에 경기에서의 승리와 상위 입상이라는 목표가 선수 개인의 권리에 우선하는 성적지상주의의 부작용을 심각하게 겪은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초·중·고교 학생선수부터 성인 직장운동경기부 선수에 이르기까지 성적 향상과 목표 달성을 명목으로 일부 지도자들의 그릇된 훈련 방식과 인권침해가 쉽게 용납될 수 있었다는 것.

운동부 안에서는 지도자와 선수 사이에, 선·후배 선수들 사이에 폭력적인 통제 문화가 폭넓게 존재해 왔음이 인권위의 지난해 직권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2019년 2월 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설립된 직접적 계기 또한 빙상 국가대표 코치의 선수 폭력·성폭력 사건이었다.

최 위원장은 “인권위는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아프게 받아들이며 3년에 걸쳐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운영해 오고 있다. 40여 건의 스포츠 인권침해 진정에 대해 시정·징계 권고, 의견 표명 또는 고발 조치했다.”며 “각 계층 선수별 전수조사와 주요 취약 분야에 대한 직권조사, 특별조사, 모니터링 및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확인했으며 그 정책적 개선 방안을 권고 했다. 대통령에게는 ‘스포츠 인식 패러다임의 전면적 변혁’을 주문했고, 우리 사회 전반의 의식 개선이 중요하다고 보아 ‘인권 먼저, 즐거워야 스포츠다’라는 표어로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했다.

또한 국민체육진흥법의 목적에 ‘국위 선양’ 대신 ‘체육인의 인권 보호’가 포함됐고, 체육계 폭력·성폭력 문제를 보다 가까이에서 예방, 구제할 수 있도록 스포츠윤리센터가 설립됐다.

지난 8월 10일 제정, 공포된 ‘스포츠기본법’에서는 전문 운동선수만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차별 없는 참여 기회를 가지고 스포츠를 누릴 권리인 ‘스포츠권’이 명시됐다.

최 위원장은 “이러한 과정 가운데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과 국민들도 희망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메달 획득은 여전히 값진 일이지만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도전과 노력, 열정이 빚어낸 아름다운 결실로 받아들여지게 됐다.”며 “더욱이 메달을 얻지 못한 종목에서도 선수와 국민들은 함께 경기 과정을 즐기고 공감하며 연대의식과 휴머니즘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지속, 확산된다면 스포츠 인권이 깊이 뿌리내리고 굳건히 자라나기에 더없이 좋은 토양이 될 것.”이라며 “스포츠 패러다임의 전환이 단지 막연한 바람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정두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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