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선호도 높은 중간줄, 전체 131석에 그쳐
“자유로운 좌석 선택은 소비자의 권리… 개선 노력 필요해”

장애인 관람석 대부분이 맨 앞줄에 배치돼 있어, 당사자들의 좌석 선택권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5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영화진흥위원회를 통해 3대 영화관(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중 장애인 관람석이 설치된 상영관 2,395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장애인 관람석 10석 중 7석은 맨 앞줄에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일 앞줄에 장애인 관람석을 배치한 영화관은 메가박스가 76.5%(1067석)로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며 CGV(71.7%, 1784석), 롯데시네마(71.7%, 1670석)가 뒤를 이었다.

영화관 맨 앞줄은 시야 확보가 어려워 상영 시간 내내 목을 뒤로 한껏 젖힌 채 영화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관객 선호도가 높은 중간줄에 설치된 장애인석은 전국 131석에 그쳤다. 

2021년 전국 영화관 장애인 관람석 배치 현황. ⓒ강선우 의원실

해당 문제를 반영해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8년 8월 영화관의 장애인석을 중간줄 또는 맨 뒷줄에 설치하도록 하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반면, 새롭게 개관한 영화관에서도 장애인 관람석은 여전히 맨 앞줄에 설치되고 있다.

개정안 시행 이후 개관한 영화관에서도 CGV의 경우 70.6%(346석), 롯데시네마 70%(301석), 메가박스 61.3%(117석)가 장애인 관람석을 맨 앞줄에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간줄에 설치된 장애인 관람석은 8석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보건복지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장애인 권리 향상을 위한 법이 유명무실화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두 부처 모두 법 시행 3년이 지나도록 장애인석 배치 현황을 조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강선우 의원실의 문제 제기로 ‘2023년 장애인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은 “영화관 좌석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라며 “그러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좌석 선택권조차 제한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애인도 원하는 좌석에서 편안히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정부와 영화관 3사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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