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대통령 표창’ 수상
“좌절 아닌 최선을 다한 삶… 모범적인 모습 선보일 것”

17일 지타워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서예가 하관수 씨(오른쪽)가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내가 가진 장애에 대해 평생 함께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좌절하기 보단, 항상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의 주인공, 서예가 하관수 씨(68, 지체장애)는 수상소감을 전하며 밝은 웃음을 내비쳤다.

17일 올해의 장애예술인들이 모인 제16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시상식에서, 하관수 씨는 대상(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49년간 이어온 서예인의 삶, 누구보다 뜻 깊은 자리에서 그의 눈은 점차 눈물로 젖어들었다. 

하관수 씨는 “훨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예술혼을 꽃피우는 이들을 많이 봤다. 이 상을 받아도 되는지 조심스러운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상은 좋아하는 일을 끊임없이 했기 때문에 받았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동안 할 수 있고, 앉아서 할 수 있기 때문에 선택한 서예로 좋은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한 명의 서예인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족들이 하관수 씨의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제작한 피켓.

성악가 꿈꾸던 학생, 음악교사로 30년 

하관수 씨는 성악가를 꿈꾸던 학생이었다.

3살 때 소아마비로 인해 다리에 불편을 겪게 됐고, 장애가 원망스럽기도했다.

하 씨는 “한 때는 어머님께 ‘왜 이렇게 나를 몸 불편하게 해서 놀림 받게 하느냐’, ‘너무 힘들다’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그저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우연히 나가게 된 예능경연대회가 전환점이 됐다.

그는 “음악 선생님이 ‘노래 잘하니깐 한번 나가보라’는 말을 하셨다. 그렇게 한 달을 연습해서 대회에 나갔는데 금상을 받게 됐다. 그렇게 음악과의 만남이 시작됐고, 원광대학교 음악과에 입학하며 성악가의 꿈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악가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다리가 불편해 오래 서있기 힘든 그에게, 무대는 또 하나의 장벽으로 다가왔다. 하 씨는 “서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거기에다가 무대 계단을 올라가는 것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그렇게 그는 음악교사로써의 삶을 시작하게 됐다. 30여 년간 교편을 잡았고, 지난 2013년 교장으로 퇴임하기까지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그는 “교단에서 학생들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지금도 우쿨렐레, 기타, 중창단 합창 등에서 강의를 다니며 교육자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29일 고창군청 옆 전통정자 '근민정' 현판식 모습. 하관수 씨가 직접 글을 작성해 현판을 완성했다. ⓒ고창군

이제는 49년차 서예인 ‘하관수’… “상에 걸맞은 서예가 될 것”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한 삶, 마침내 그는 ‘서예인 하관수’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그는 “내가 끝까지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지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서예’였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서예를 시작하게 됐고, 이제는 서예에 대한 모든 장르를 공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예공부에 갈증을 느끼던 하관수 씨는 23년간 서울, 전주, 군산을 돌며 서예 공부를 이어갔다. 그 결과, 2010년 대한민국서예한마당 전국휘호대회 문인화 우수상 등 여러 공모전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또한 고창군청, 고창군의회, 고창평화의 소녀상 비문 등을 기증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후진 양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하관수 씨는 “이런 날이 오게 된 것이 꿈만 같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공부를 해왔는데,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묵묵히 지원해준 가족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앞으로 상에 걸맞은 서예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보다 노력을 기울여 장애·비장애인 모두에게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드리고 싶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밝혔다.

[장애인신문·웰페어뉴스 박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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