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멸시와 냉대 속에 가뭇없이 죽어간 노숙인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가 한파 속에 열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시리게 했다.
 
 ****▲노숙인 망자들을 추모하는 제등이 걸려있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가 구 서울역 광장에서 지난 22일 노숙인 당사자 모임 등 노숙인 관련단체들 주관으로 열렸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노숙인의 평균사망연령은 48.3 세로 조사됐다. 특히 남성 노숙인은 일반 남성 사망률의 1.6배에 달하고 해마다 400여명의 노숙인들이 객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추모제에서는 노숙인들에게 죽음을 불러오는 주원인을 지적하고 그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노숙인 당사자와 관련단체들은 올해 정부 측에 5대 요구안을 강력하게 촉구해왔고 다시 한 번 권리를 찾기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쪽방을 실물대로 만들어 전시하고 있다.
5대 요구안에는 국민 기초생활보장법의 전면개정을 통해 노숙인 구제책을 마련할 것과 자활지원법의 제정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주장이 들어있다. 또한 강제철거법 행정대집행법 개악을 중단할 것과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제정, 비정규권리 입법 제정 등의 요구안도 포함돼 있다.
 
이와 더불어 이날 추모제에서는 노숙인들이 권리를 향유하지 못하는 근본이유가 주거의 불확실성에 있다고 보고 임대주택 사업을 통해 주거권을 쟁취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등포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김모 씨는 “ 무엇보다도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우리를 살리는 길이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노숙인을 대상으로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행사를 열고 있다.
추모제는 1부 참여마당과 2부 본마당으로 나눠 진행됐다. 참여마당의 4마당 중 체험마당 코너에는 실물크기의 쪽방과 노숙인들의 일반적 주거 형태인 종이 박스 집을 만들어 역 광장에 전시했다. 전시마당에는 올해 노숙인의 복지와 인권의 현장을 담은 사진이 전시됐고 노숙인 당사자가 쓴 수기집도 배포됐다. 권리마당에는 법률상담이 즉석에서 진행됐으며 기억마당에서는 노숙인들에게 영정사진을 찍어주는 자리가 마련돼 추모제를 지켜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2부 본마당에는 고단한 삶을 살다 간 노숙인들을 추모하는 추모굿판이 벌어졌으며 노숙인 단체 대표와 망자의 노숙인 동료들에 의해 추모사가 낭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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