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포스터(왼쪽부터<천국의 아이들>, <말아톤>, <맨발의 기봉이>)
 ⓒ2007 welfarenews
▲ 영화포스터(왼쪽부터<천국의 아이들>, <말아톤>, <맨발의 기봉이>) ⓒ2007 welfarenews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
체코의 마라토너 에밀 자토팩(Emil Z topek)이 남긴 명언이다. 달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마라톤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줄을 잇고 있다. <천국의 아이들>, <말아톤>, <맨발의 기봉이>, 이 주인공들은 모두 달리고 또 달린다. 이들은 대체 무엇을 위해 끊임없이 달리는 것일까?
3월 14일, <리틀 러너>의 주인공 랄프가 배턴을 넘겨받았다. 교칙이 엄격한 가톨릭계 학교에서 문제아로 통하는 열네 살 사춘기 소년. 그런 랄프에게도 무엇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사람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을 ‘영웅’이라고 불러주는 엄마다. 하지만 엄마는 혼수상태에 빠졌고, 엄마가 깨어나기란 기적 같은 일이다. 랄프의 마라톤 동기는 ‘자아 찾기’와 연결된다. 랄프는 영웅을 꿈꾸지만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자아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유일하게 자신을 영웅이라고 불러주는 엄마가 혼수상태에 빠지자, 랄프는 고아로 버려질 두려움에 떤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에게 되묻는 것, 그것은 바로 인간의 욕망이자 본질이다. ‘질풍노도’의 시기, 이제 막 이 질문의 해답을 찾아 랄프는 첫발을 디딘다.
이처럼 ‘자아 찾기’와 연결되는 마라톤영화에서 중도포기란 없다. 완주를 하기까지 주인공은 악착같이 달려야 한다. 엄마가 깨어나는 기적은 ‘문제아 같은 행동’ 따위로 얻어낼 수 없다. 육체적 한계에 부딪힐 때, 인간은 비로소 자신을 극복할 수 있는 강한 의지와 정신력을 발휘한다. ‘달릴 때 가장 행복하다’는 말이 성립되는 순간이다.
마라톤을 통한 한 아이의 성장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마이클 맥고완 감독이 1985년 디트로이트 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을 살려 쓴 것으로, 단순히 ‘만들어진 영화’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관객의 감동을 얻는데 그 의미를 더한다.
랄프의 98분 자아 찾기 첫 모험. 현대사회 속, 쫓기듯 쫓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자아성찰의 시간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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