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남궁정부 소장. ⓒ2007 welfarenews
▲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라고 말하는 남궁정부 소장. ⓒ2007 welfarenews

세상에 단 한 켤레 밖에 없는 구두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발이 불편한 이들을 위해 맞춤구두를 만들고 있는 남궁정부(66) 소장이 바로 그.

열두 살 때부터 구두를 만들어 온 남궁정부 소장은 지난 95년 불의의 사고로 오른팔을 잃게 된 뒤 장애인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이 장애를 갖게 된 후 발이 불편한 사람들이 마땅히 신을 신발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한쪽 팔을 잃은 뒤 장애가 그를 옭아매고 세상은 등을 돌렸지만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아들과 며느리가 원서를 번역해주면 밤새워 족부의학을 공부하고 입으로 물고 뜯는 연습을 거듭하며 장애인을 위한 특수구두를 만들어냈다.

장애인구두를 만드는 과정은 발을 컴퓨터로 스캔을 떠 정확한 치수를 잰 후에 석고로 모형을 만드는 고된 작업의 연속이다.

남궁정부 소장은 “신발을 한손으로 만들기 때문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리지만 남들보다 못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지난 10년 동안 남궁정부소장이 만든 장애인 구두는 무려 5만 켤레를 웃돈다.

일흔을 앞둔 나이에 하루 종일 고개 숙이고 일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나는 일손을 놓고 있으면 아파요. 나처럼 몸의 일부가 없는 사람들은 환상통이라는게 있어요. 환상통 때문에 진통제를 먹는 사람도 있지만 나에게는 일이 보약이에요” 라고 답 하는 남궁정부 소장.

얼마 전부터 남궁정부소장의 막내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고 나섰다며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장애인을 위한 구두를 만들겠다는 아들이 기특하다고 말한다.

자신의 신발을 손님이 만족하면 자신은 그 두 배의 행복을 느낀다는 남궁정부 소장. 하지만 장애인 구두는 그 기능상 예쁜 구두를 만들 수 없는데 디자인이 투박하다며 예쁜 구두를 찾는 여성 손님을 볼 때면 속상하기도 하다고 말한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생을 다하는 날까지 계속 구두를 만들겠다는 남궁정부 소장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장애인구두를 만드는데 열정을 갖길 바라며 오늘도 한 팔로 희망의 구두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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