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작가 고정욱 씨는 현재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준비 중이다. ⓒ2007 welfarenews
▲ 동화작가 고정욱 씨는 현재 새로운 장르의 작품을 준비 중이다. ⓒ2007 welfarenews

‘아주 특별한 우리 형’, ‘나의 눈이 되어 준 안내견 탄실이’ 등 많은 작품을 낸 고정욱 작가(46)는 1급 지체장애인이다.
그는 의대를 가려고 했으나 좌절을 맛봤고, 문과에 눈을 돌린 것을 계기로 작가가 됐다.

1992년 모더니즘 계열의 실험소설로 문학계에 등단했으나, 결혼 후 아빠가 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아이들의 세계를 지켜보면서 지나온 자신의 어린시절도 떠올랐고, 명색에 글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고 싶었다.

장애인이 장애인을 소재로 한 글을 썼기에 편견도 많다.
‘우리아이들에게 나의 장애는 문제되지 않겠지’하고 생각했던 고정욱 작가는 아이에게서 충격적인 대답을 들었다.
하루는 큰아들에게 “아빠가 장애인이라고 뭐라고 하는 애들 없어?”하고 묻자, 뜻밖에도 “있어요”하고 대답했다. 친구와의 말다툼 중에 “네 아빠는 장애인이면서...”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다행히 상대방 아이의 부모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올바른 사람이었고, 그에 대한 사과를 받았다.

영국이 자랑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셰익스피어는 장애인이었으며, 이솝과 밀턴 역시 장애인이었다. 고정욱 작가는 현재 한국장애인연맹 이사로도 일하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 하나는 “삶 자체가 힘들고 각박한데, 책에서까지 힘들고 어려운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이다. 고정욱 작가는 그 점에서 자신이 동화작가라는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삶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의 삶에도 용기를 줄 수 있었다.
이것은 고정욱 작가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아 휠체어와 함께 생활하는 그는 어릴 적 읽어왔던 책들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옛날만 해도 독서가 가장 재밌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인터넷, 영화 같이 재밌는 게 많아 독서가 ‘재미’가 아닌 ‘공부’가 된 것을 섭섭해 했다.

고정욱 작가는 우리나라 고전문학을 자신의 눈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써서 내놓기도 했다. “위인전 같은 경우 태어날 때부터 뛰어난 사람으로 묘사하는 게 대부분인데, 태어날 때부터 뛰어나고 못난 사람은 없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가꾸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들을 위한 수학소설을 준비하는 등 “독서의 재미를 어떻게 심어주느냐가 독서를 많이 하게 하는 관건이다”며 앞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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