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우 선수의 대회 경기 모습 ⓒ2007 welfarenews
▲ 김용우 선수의 대회 경기 모습 ⓒ2007 welfarenews

두 다리 대신 두개의 휠체어 바퀴에 온 몸을 실어 세상 누구보다 열정적인 춤을 선사한다. ‘장애인은 춤을 출 수 없다’는 편견과 맞서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한국 최초의 국가대표 휠체어 댄서 김용우(36,지체장애2급)씨가 그 주인공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장차 무역업에 종사해 세계를 주름잡는 경제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김용우씨. 그러나 지난 97년, 유학도중 자동차 사고로 인해 하반신 불완전 마비가 됐다.
장애인이 됐다는 좌절감에 빠지고 마땅한 직업조차 가질 수 없다는 현실에 힘든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주변에서는 ‘춤’을 권유했다. 장애를 극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라며...

그러나 전문 댄서가 되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그의 인생에 작은 위안을 삼기 위해 배우게 된 춤은 그를 세계적인 선수로 만들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춤추는 것이 정말 재밌고 즐거웠다. 춤을 배우던 중 국내에 휠체어 댄스를 소개할 선수를 찾고 있던 한국휠체어댄스스포츠연맹의 회장님을 소개받았고, 그 때부터 내 인생은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 댄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뤄 추는 댄스 스포츠로 춤에 사용되는 곡이나 기본적인 동작들은 일반 댄스 스포츠와 거의 다름없다. 김씨는 지난 2002년 국내 최초의 국가대표 휠체어 댄서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현재 홍콩, 아시아 휠체어 댄스 선수권 대회의 3연패를 자랑하고 있는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 잡았다.

그는 장애인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다. 5~10분이라는 아주 짧은 시간동안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춤의 안무동작 뿐만 아니라 근력운동과 스트레칭, 바른 자세까지도 유지해야 해서 체력과 몸매 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댄서 김’이라는 별칭을 지어주며 “김용우 댄서만큼 완벽하고 섬세한 춤 실력을 갖춘 사람은 없다”며 극찬을 한다. 한 휠체어 댄스 대회에서 룸바, 차차차 등 라틴댄스 5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결과가 그의 실력을 말해준다.

김씨는 “외국에는 휠체어를 타고 춤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나 또한 모든 종류의 춤을 내 방식대로 소화하고 표현하기 때문에 단순히 춤만이 아닌, 내면의 연기가 가미된 댄스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휠체어 댄스 스포츠의 대중화를 위해 동호회와 각 지부를 만들어 전국적으로 회원을 만들고 선수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휠체어 댄스 스포츠를 정의해 볼까요? 바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연결시켜주는 다리 입니다”라고 김씨는 말한다. 휠체어 파트가 없어서도 안 되고 스탠딩 파트너가 없어도 춤을 출 수 없기 때문이라고...

그의 꿈은 자신이 한국 휠체어 댄스의 시초인 만큼 앞으로 휠체어 댄스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스포츠로 키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에서 스포츠용 휠체어의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오는 26일, 그는 대만에서 아시아 국제대회의 무대에 오른다.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또 한번 지키고 더불어 한국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는 ‘댄서 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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