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은 붓사랑장애인서우회, 한국산업안전공단 안전교육원 등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2007 welfarenews
▲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은 붓사랑장애인서우회, 한국산업안전공단 안전교육원 등에서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 ⓒ2007 welfarenews

서울 송파구 잠실1동에 위치한 장애인미술창작스튜디오가 문을 열었다. 장애인미술작가들의 작품활동 및 전시회, 장애어린이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 등이 이뤄지고 있다.

문화에서조차 차별받고 전용 작업실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장애인미술작가들이 마음 놓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장애인미술작가들의 창작공간 및 작품활동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한국장애인미술협회 김충현 회장. 그는 붓사랑장애인서우회의 회장이기도 하다.

지난 1991년 4월, 김 회장은 업무차 건설현장을 방문했다가 추락사고로 장애인이 됐다. 그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자녀들을 위해 다니던 직장에 복귀하려고 노력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물리치료 선생님이 서예가 정서적으로 좋다고 하더라고요. 시름이나 통증 같은 것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고요”

김 회장은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찮게 TV방송에서 장애인작가들이 손과 발을 이용해 붓글씨를 쓰는 것을 보고 ‘저런 분들도 하는데, 나라고 왜 못하냐’는 생각에 서예를 시작했다. 그는 단순히 ‘한 번 해보지, 뭐’ 식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다. 김 회장은 진지하게 서예에 전념했고, 학업 또한 서예전공을 택했다.

“장애인일수록 더 많은 걸 배워야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 당당해지고, 사회에 나가서도 인정받을 수 있어요. 동료들 또한 더 도전하고 더 전문성을 키워가길 바랍니다”

김 회장은 일주일에 3~4번씩 대전과 서울을 오가며 업무를 보고 있다. 휠체어를 이끌고 많은 시간과 교통비를 충당해야 하지만, 그는 게으름 피우는 법이 없다.

“저는 개인 승용차가 있지만, 의욕은 있으나 운반비와 재료비 등 경제적인 면에서 힘들어하는 장애인미술작가들이 많습니다. 특히 지방작가들이 어렵죠. 또 구필화가들은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데, 남의 도움을 받아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작품활동이 쉽지 않아요”

한국장애인미술협회가 생긴 지 13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애인미술창작스튜디오가 생기긴 했지만 위탁운영체제며, 사회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장애인작가들의 참여기회가 적다.
김 회장은 정부를 비롯해 문화관광부, 노동부 등의 기관에서 장애인작가들이 비장애인작가들과 동등한 참여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외에도 한국산업안전공단 안전교육원에서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그는 산재사고로 장애인이 된 후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행복할 때 행복을 지키자’는 것이 신조가 됐다.

“장애인이 되고나서 힘든 점이 많은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족들을 보면 힘이 됩니다. 특히 아들과 딸을 보면 ‘아빠의 장애’가 다른 소외된 장애인들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만든 것 같아 기뻐요... 허허허...”

김 회장의 가족은 ‘사회복지가족’이다. 부인은 노인대학에서 봉사를 하고 있고, 아들과 딸은 각각 사회복지사와 특수교사의 길을 걷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그림을 그리고 싶거나 배워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른다면, 주저 없이 한국장애인미술협회(02-2062-1571)에 문을 두드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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